[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임산부는 주의하세요

통증 느끼는 신경 경로 차단
구토·불안·어지러움 등 부작용

리도카인 성분 조루 치료에 사용
주사제와는 관련 없어

한국 회사가 개발한 국소마취제가 미국 시장을 뚫었습니다. 휴온스의 리도카인(사진) 주사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겁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지난 19일 휴온스 주가는 6% 이상 급등했습니다. 리도카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리도카인은 특정 부위를 제한적으로 마취할 때 사용하는 약물입니다. 치과 치료나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작은 수술을 할 때 쓰이죠.

리도카인은 2016년 청와대가 발기부전 치료제와 함께 구입한 의약품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4년 상반기 청와대의 의약품 구입 목록에 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 등 마취제가 포함돼 있었던 겁니다. 리도카인 자체는 흰색 또는 노란색 결정성 가루지만 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 주사제는 투명한 액체입니다.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할 수 없죠. 이 때문에 청와대가 왜 수술에 필요한 마취제를 처방 없이 구입했는지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리도카인이 조루증 환자에게 처방된다는 점에서 발기부전 치료제와 같은 용도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리도카인 성분이 조루증 치료제에 쓰이는 건 맞지만 주사제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감각을 무디게 하는 사정 지연제로 사용할 때는 겔, 액상 스프레이 형태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일명 ‘칙칙이’로 불리는 리도카인 스프레이는 발진이나 자극이 나타나면 사용을 중단해야 하고 간·신장질환 환자는 피해야 합니다.

리도카인 크림은 피부 미용실에서 점을 빼거나 문신 업소에서 시술 전 표면 마취제로 쓰입니다. 병·의원 이외에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다 보니 오남용, 불법 유통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리도카인은 마취뿐만 아니라 진통, 진정 효과가 있어 가려움증, 피부 염증으로 인한 고통을 완화하는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무좀약, 구내염 치료제 성분으로 리도카인이 함유된 제품이 있습니다.

리도카인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졸음, 불안, 흥분, 어지러움, 구역, 구토 등의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안전 사용량을 넘어서면 중독을 일으키고 드물게 쇼크 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패혈증, 아미드계 국소마취제 과민증 환자, 중추신경계 질환자, 임산부, 고령자, 고혈압 환자는 주의해야 합니다. 리도카인 사용 후 혈압 저하, 안면 창백, 맥박 이상, 호흡 곤란, 악성 고열 등이 나타나면 즉시 투여를 중지하고 긴급 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의료진의 관리감독 아래 사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