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현장선 문제점 속출
주말 나와도 "일 안 했다" 허위신고
사내식당서 저녁 없애자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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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현장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점검이나 준비 작업을 시간에 쫓겨 생략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집중력을 끌어올려 업무효율을 높인다지만 그 같은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인사팀도 단순히 근로시간 단축이 이뤄졌는지만 점검해 현장에서 누적되는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게임 개발이나 공연 및 전시 준비와 같이 단기간에 집중해서 일해야 하는 업종들도 우려가 크다. 게임 개발업체 관계자는 “게임 출시가 임박하면 문제가 나타날 것이 불보듯 뻔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문화재단 관계자도 “공연이나 전시를 3개월 앞두고 나타나는 각종 변수를 해결해야 하는데 가능할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필요할 때 주 5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운용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직원들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바뀐 시스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부 혼란을 겪기도 한다. 대형 공장에서는 바뀐 출입 등록기의 위치가 몸에 익지 않아 퇴근할 때 잊고 나왔다가 정문에서 작업장까지 10여 분을 되돌아가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근로시간을 줄여도 일은 줄지 않다 보니 주말에 나와 일하고도 일하지 않았다고 허위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직원들의 야근을 차단하기 위해 사내식당에서 저녁 배식을 중단했다가 직원들의 반발로 재개한 회사도 있다. 해당 회사 관계자는 “맞벌이를 하는 직원들은 퇴근하더라도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노경목/김주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