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서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문산~익산 고속도로의 일부인 서울~광명 고속도로 착공이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경기 광명·부천시, 서울 강서·구로구 주민들이 소음 매연 등 공해와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노선 변경이나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서서울고속도로가 2015년 3월 신청한 서울~광명 고속도로의 실시계획을 지난 2월에야 승인했다. 민자도로 사업자가 실시계획을 신청하면 정부는 신청일부터 3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주민 반발로 승인이 2년8개월이나 늦어진 것이다. 착공은 승인 이후 3개월 이내인 5월 안에 이뤄져야 하지만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연내 착공도 불투명하다.

주민들은 승인을 철회하고 사업을 재검토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원상 고속도로건설반대 공동대책위원장은 “고속도로가 기존 시가지를 통과하면 소음 진동 매연 교통체증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한다면 ‘제2의 밀양 송전탑 사건’이 재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까지 나서 이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주민 설득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착공 시기를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양길성/서기열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