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LG만의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부터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까지 ‘LG가(家)’ 3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R&D(연구개발)’다. 구본무 회장은 1995년 취임 후 지난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 참석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매년 11월 열리는 LG그룹 실적보고회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도 각 계열사의 R&D 관련 투자 규모다. LG그룹의 R&D 투자 금액이 2013년 5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9000억원으로 늘어난 이유기도 하다. R&D 관련 인력은 2013년 3만 명에서 지난해 3만3800명으로 많아졌다.

LG그룹의 R&D 철학과 집념이 투영된 곳이 ‘LG사이언스파크’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생산공장 등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베트남 등지로 옮기면서도 핵심 인재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R&D만큼은 국내에서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R&D센터를 구축해 국내 우수 인력을 한데 모으겠다는 뜻이다.

미국 애플이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조성한 R&D캠퍼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연구 환경이라는 게 LG그룹 측 설명이다. 애플은 지난해 연면적 26만㎡ 규모에 1만4000여 명이 근무하는 R&D캠퍼스 ‘애플파크’를 지었다.

LG그룹 관계자는 “정보기술(IT) 관련 연구 인력이 집중돼 있는 애플파크와 달리 LG사이언스파크는 전자 분야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부품, 화학, 바이오, 통신, 소프트웨어 등 각종 산업군의 R&D 인력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