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집값이 치솟으면서 면적이 11㎡(3.4평)에 불과한 초소형 아파트가 등장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전했다. 카오룽반도 서북쪽 삼수이포 지역에서 분양되는 이 아파트는 방 1개와 샤워실, 부엌만 갖추고 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약 11.7㎡)보다 규모가 작다.

홍콩에서 ‘나노 플랫’ ‘캡슐 홈’ ‘슈박스 홈’ 등으로 불리는 초소형 아파트(면적 20㎡ 이하)가 갈수록 늘고 있다. 2013년 전체 아파트의 1% 정도였던 초소형 아파트 비중은 지난해 4%로 늘었다.

초소형 아파트 건설이 늘어나는 건 홍콩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가 큰 집을 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홍콩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1년 전보다 16% 오른 평방피트(약 0.09㎡)당 1만2644홍콩달러(약 172만원)다. 3.3㎡로 환산하면 대략 6300만원에 달한다.

반면 홍콩 시민의 평균 월급(중위소득 기준)은 1만7200홍콩달러다. 통상 600만홍콩달러 정도 하는 55㎡ 아파트를 사려면 한 푼도 안 쓰고 저축해도 꼬박 30년이 걸린다. 시장조사업체 센털라인의 빅터 라이 이사는 “초소형 아파트의 ㎡당 가격이 대형 아파트보다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카오룽개발이 폭푸람 지역에 짓는 19.5㎡ 아파트는 최고 882만홍콩달러(약 12억원)에 분양됐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