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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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핫 코너’로 주목받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광주시장 경선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려온 주자들이 모두 후보 자리를 꿰찼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전 성남시장,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은 모두 압도적인 대중적 인지도를 발판삼아 20일 민주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여권 내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과 이 전 시장이 나란히 여당의 경선 후보에 확정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날 나온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발표 결과 박 시장은 66.26%의 압도적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결선투표를 통한 막판 뒤집기를 노렸던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은 각각 19.59%와 14.14%에 그쳤다. 권리당원 표심 50%를 반영했지만 본선 경쟁력을 중시한 일반여론을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민주, 이변은 없었다… 서울시장 박원순·김문수·안철수 '3파전'
최근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를 큰 폭으로 앞서고 있는 박 시장은 공약으로 내세운 ‘10년 서울 시정 프로젝트’에 성큼 다가섰다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경선 결과에 대해 “시민들이 보내준 압도적인 지지는 지난 6년간 서울시장으로 쌓은 경험과 실력에 대한 신뢰”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라는 명령임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후보 확정으로 서울시장 선거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 간 3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보수 후보 단일화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보수 지지층의 단일화 압박이 커질 수 있어 막판 선거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 위원장은 박 시장에게 2011년 9월 서울시장을 양보한 이후 7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 전 시장도 경쟁 후보들의 거친 공세를 뚫고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로 후보를 확정지었다. 이 전 시장(59.96%)은 전해철 의원(36.80%)을 23.16%포인트 차로 제쳤다. ‘친문(친문재인)’ 후보인 전 의원의 공세를 뚫고 여당 경기지사 후보를 거머쥔 것이다.

전 의원은 권리당원을 총동원하는 등 조직력을 가동했지만 결선까지 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 어느 지역보다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만큼 이 전 시장은 2, 3위 후보 지지층을 껴안는 게 당면 과제다. 전 의원은 경선과정에서 이 전 시장 측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 전 시장은 이를 의식해 “경선 기간 저에게 해주신 비판과 조언을 기꺼이 받아 안겠다”며 “더 큰 승리를 위해 더욱 굳게 손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은 3.25%로 3등을 기록했다. 한국당 후보로는 남경필 현 경기지사가 확정됐고 바른미래당은 아직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여야 간 1 대 1 선거전이 예상된다.

이 전 부위원장은 ‘3수’ 끝에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75%에 달하고 평화민주당 등이 후보를 못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당선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부위원장은 52.94%로 2위 강기정 전 의원(32.22%)을 따돌렸다. 이 전 부위원장의 광주시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0년 강운태 전 광주시장에게는 득표율 1%포인트 미만 간발의 차이로 밀렸으며 2014년에는 안철수계인 윤장현 현 광주시장이 전략공천을 받자 탈당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대구 시장을 제외한 16개 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정하고 여야 대진표를 완성함에 따라 다음주부터 여야 간 본격적인 대결 정국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호/배정철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