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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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라인이 개발자 포럼인 ‘라인데브위크’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발표했다.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고 라인 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한 토큰 이코노미 구축 계획도 숨기지 않았다.

라인 플랫폼에 자체 구축한 블록체인 메인넷을 얹고 라인에 보상형 구조를 가진 블록체인 서비스를 채우겠다는 것이 그들의 구상이다. 개별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유틸리티형 암호화폐(토큰)를 제공해 더욱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라인은 이를 위해 블록체인 자회사 언블락도 출범했다.

라인은 외부 판매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라인 메인넷에서 발생하는 플랫폼형 암호화폐(코인) 라인코인의 등장도 예견된다. 라인은 일본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로 알려졌다. 자체 코인과 자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토큰의 거래처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이들 토큰과 코인이 각각 TG(토큰제네레이션), ICO(암호화폐공개)를 진행하고 거래소에 상장된다면 상당한 경제적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수혜는 한국이 아닌 일본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 역시 일본을 거점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서비스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내 자체 블록체인 서비스 구축을 위해 자회사 그라운드X도 설립했다. 이와 관련해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제도적인 암호화폐 인프라가 갖춰졌고 생태계가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암호화폐 기업들의 해외 ICO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빗썸코인’ ICO를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 기관 대상 투자설명회도 이미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직토(ZIKTO)도 싱가포르에서 보험 암호화폐 ‘인슈어리움’ ICO를 진행 중이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벌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현지 법인을 개설해 직원을 고용해야 하고 ICO 금액의 상당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 스위스의 경우 현지 법인에 연봉 1억원짜리 직원을 3명 이상 의무 고용해야 한다. 싱가포르에서는 마케팅비와 관리비 명목으로 ICO 모금액의 절반 가량을 현지에 유지하도록 한다. 주요 임원들이 현지를 오가는 시간과 비용도 기업에게는 부담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벌이고 ICO를 진행하도록 유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국내에서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정부의 눈초리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크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기존에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던 기업 가운데 암호화폐 사업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곳이 많다”면서도 “그럴 경우 기존 사업에 고강도 세무조사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들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해외 ICO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대표도 “국내에서 ICO를 하면 해외에서 직원을 고용할 필요도 없고, 많은 세금을 낼 이유도 없다”면서 “정부 눈초리에 해외로 내몰리는 상황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기존 금융권에 준하는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감독하면 되는 것 아닐까. 아무 기준도 없이 국내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것 만이 상책은 아닐 것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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