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하고 싶은 음악 많아…팬들 원한다면 신보 낼 것"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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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에 세월이 내려앉았지만 목소리에는 생기가 통통 튄다.

경쟁이 치열한 가요계로 돌아온 게 두려울 만도 하지만 "음악인으로서 음악이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한다.

해체 21년 만에 재결합해 지난달 21일 새 앨범 '인 투 더 라이트'(In to the Light)를 낸 그룹 솔리드 이야기다.

음악 프로듀서로 변신한 정재윤(46), 솔로로 활동한 김조한(45), 연예계를 떠나 미국에서 사업하던 이준(46)은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 프리미엄라운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솔리드 활동 재개 한 달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걱정이 많이 됐어요. 셋이 같이 노래하는 게 너무 오랜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첫 곡을 녹음할 때 느꼈어요. 정재윤 씨가 만든 노래에 제 목소리와 이준 씨의 랩을 입히는 데 소름이 쫙 돋더라고요. 곡에 노래가 딱 붙는 느낌이었어요. '역시 우린 이런 느낌이었지'하고 감탄했어요." (김조한)

"처음엔 팬들을 실망하게 할까 봐 아주 많이 두려웠어요. 시간이 지났는데 외모든 노래든 변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하지만 음악을 하고 싶어서 그런 생각을 접었고, 다시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이준)

솔리드 신보는 이른바 '음원 차트'에서 힘을 쓰진 못했다.

그러나 한국에 R&B라는 장르를 처음 들여온 그룹답게 신선함이 돋보이는 음악이라는 평단의 호평이 쏟아졌다.
솔리드 "실망하게 할까 봐 두려웠다… 컴백해 뿌듯"
정재윤은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난 시도를 많이 했다.

앨범 발매 1∼2주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저희는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며 "21년 만에 냈는데도 감각 있는 앨범이란 평가를 받아서 기분이 참 좋다"고 말했다.

김조한도 "후배들이 '이 선배들은 나이 들어서도 이런 음악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참 뿌듯하고,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솔리드라는 팀이 가장 그리웠던 순간이 언제냐는 물음에 세 멤버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세 사람은 해체 뒤 가수가 아닌 친구로 돌아가 우정을 지켜왔다.

솔리드는 이들 삶의 일부였고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김조한은 "해체 뒤 처음으로 '이 밤의 끝을 잡고'를 혼자 부를 때 정말 힘들었다. 원래 2절에 이준 씨 랩이 들어와야 하는데, 제가 랩을 도저히 못 하겠더라"고 말했다.
솔리드 "실망하게 할까 봐 두려웠다… 컴백해 뿌듯"
솔리드는 최근 팬 미팅을 연 데 이어 5월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18~20일 3회에 걸쳐 단독 콘서트를 연다.

당초 콘서트는 2회로 예정됐지만, 예매 시작 5분 만에 매진되자 1회 추가한 것이다.
솔리드 "실망하게 할까 봐 두려웠다… 컴백해 뿌듯"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월드 투어도 준비한다.

이준은 "정말 어색했다. 평범하게 살아오다 갑자기 팬들이 '오빠! 오빠'하는 걸 듣자 '왜 저럴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직 연예인이라는 게 적응이 안 된다"며 "그래도 팬들이 원한다면 계속 음악을 하겠다"고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김조한은 "저희는 지금 소속사와의 계약에 묶인 게 아니니까 마음만 있으면 또 새 앨범을 낼 것"이라고 했고, 정재윤은 "셋이 뭉쳐서 하고 싶은 게 아직 정말 많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