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관광객 방한 늘어…"더 지켜봐야" 신중론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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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본격적인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중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관광객이 급감, 국내 관광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아직 중국 정부의 실질적인 사드 보복 해제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점차 늘고 있다.

◇ 여행업계 '기대감'…"중국서 여행 상품 문의 늘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1년 만에 증가하자 여행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과 산둥(山東) 지역 여행사들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기로 한 이후 특별한 추가 완화 조치는 없지만,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2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중국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8% 늘어난 40만3천 명을 기록했다.

작년 3월 중국 정부의 자국 여행사에 대한 한국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가 본격화된 이후 이어지던 감소세에서 처음으로 벗어났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3월 이후 매달 전년 대비 60% 넘게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7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7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관광공사는 "중국 단체 관광이 허용된 지역이 한정적이지만 개별 관광객 방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산둥 지방을 포함한 중국 일부 지역 여행사에서 상품 구성과 견적 문의가 점차 늘고 있다"며 "작년보다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은 모두 회복됐지만,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시장은 시차가 있어서 아직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좀 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작년부터 기대감은 있었지만 크게 개선된 것은 없어 지금도 '설레발'일까 조심스럽다"며 "여행사 입장에서는 전세기 등이 허용돼 단체관광객이 늘어나야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관광객의 증가가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됐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여행 금지 조치가 완화한 현재 관광객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방한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3월보다는 늘었지만 2016년 3월보다는 20만 명 가까이 적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로 전환되는 국면"이라며 "앞으로는 계속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면세점 업계 "개별 관광객 증가세…단체가 돌아와야"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업계도 유커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중 관계 개선으로 사드 보복 조치가 곧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나왔지만, 여전히 대규모 단체관광객은 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 사드 보복 해제 전망이 나오고 최근 개별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또 한 번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시장은 중국인 보따리상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개별 관광객이 조금 늘었지만, 단체관광객이 복귀해야 보따리상이 줄고 면세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128억 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20.8% 증가한 역대 최대치였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요를 대신한 보따리상에 의존해 매출을 늘렸으나 면세점들의 출혈 경쟁 등으로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보따리상의 쇼핑이 오전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주요 면세점들은 최근 개장 시간을 30분씩 앞당기기도 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 조만간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따리상의 대량 구매가 극에 달한 상태"라며 "오전에 보따리상들이 쇼핑하고 나면 오후 시간에는 고객이 많지 않아서 효율화를 위해 영업시간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와 신라 등 주요 면세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신규 면세점 다수는 적자였다.

롯데면세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9.2% 감소한 25억원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0% 뒷걸음질 쳤다.

식품과 화장품 업계 등도 사드 갈등 완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산 조제분유의 대중국 수출이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중국으로의 수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반한 감정과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으로 영업 환경이 최악이었던 작년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아졌다"며 "중국 매출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