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던 금융주 상장지수펀드(ETF)에 다시 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3개월간 219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올 들어 536억원의 자금이 빠진 금융주ETF에 최근 1주일간 91억원이 순유입됐다. 상장 증권사들의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상승하는 증권주ETF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은 결과다.

국내 금융주ETF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삼성KODEX증권ETF(순자산 1726억원)는 연초 이후 37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다가 지난 1주일간 91억원 순유입됐다. 최근 한 달 동안은 271억원이 들어왔다. 미래에셋TIGER증권ETF(순자산 221억원)에는 같은 기간 4억5000만원, 44억원 규모의 자금이 각각 순유입됐다. ETF는 특정 지수의 상승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다. 삼성KODEX증권ETF는 KRX 증권 지수를, 미래에셋TIGER증권ETF는 에프앤가이드 증권 지수를 추종한다. 증권주ETF로 자금이 몰리는 건 상장 증권사들의 주가 향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최근 1주일새 '자금 밀물'… 증권주 ETF 볕드나
증권 업종의 주가는 글로벌 및 국내 경제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경기 개선에 따른 증시 호황이 증권사의 실적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증시 상승과 함께 자본시장 유동성이 높아져 증권주 전망이 밝다”며 “자본력이 있는 대형사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면서 수익 창출 기회를 넓히려는 움직임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장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15조886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1600억원) 대비 두 배로 불었다. 증시 환경 개선과 하루 평균 거래대금 증가에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이 집계되는 5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대신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665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4436억원, 전 분기 4170억원을 크게 웃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