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中 관광객 늘었다…들뜬 내수시장
작년 3월,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상품 판매금지' 조치 이후 쪼그라들던 중국인 관광객이 13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했다.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호텔과 백화점 업계로 중국발(發) 수혜가 커질 것이란 기대가 번지고 있다.

2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40만3000명을 기록했다. 전월보다는 17% 늘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3월의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신애 KB증권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분석가)는 "3월에 전월 대비 17% 성장한 것은 고무적인데 교통 수단별로 나눠보면 항공(비행기)을 통한 입국자수는 전월 대비 10% 증가했고 항구(배)를 통한 입국자수는 95% 늘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항구를 통한 입국자수는 2017년 3월 사드 보복이 시작된 이후 전혀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던 수치"라며 "2018년 3월에 전월 대비 95% 증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4월에도 비행기를 통한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월 대비 5%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배를 합산한 관광객 성장률은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본과 태국을 찾은 중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와 27.2% 증가한 59만4000명과 100만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증가율이 모두 낮아졌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자 국내 내수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나아가 중국인 단체 관광 규제 조치가 3월 중순부터 불거졌기 때문에 기저 효과까지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인 방한객 성장률은 3월에 -40%, 4월 -67%, 5월과 6월엔 -64%와 -66%에 달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었다.

면세점업계가 가장 먼저 웃음을 보였다.

3월 면세점 매출액은 15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급증했다. 전월에 비해서도 31% 늘어나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3월 중반부터 한한령으로 인한 베이스 효과도 있으나 절대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수요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면서 "3월 면세점 매출액의 81%를 차지한 외국인 매출액은 12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시내 면세점 위주로 인당 구매액도 급증했는데 평균 외국인 인당 구매액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801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중국 위안화의 강세로 구매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13개월 만에 中 관광객 늘었다…들뜬 내수시장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호텔과 백화점 업계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호텔 소비와 백화점 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손윤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있는 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위안화 가치가 중국인의 구매력을 향상시켰고, 이것이 한국 상품에 대한 회복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본격화 될 경우엔 내수 전반으로 활력이 넘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