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교육원,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 『침묵의 봄』 등 4권 선정
부산대학교는 책 읽는 학풍 조성을 위해 지난 2016년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독서 프로그램을 도입해 매 학기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올해 2018년 1학기에는 주제를 <일상을 혁명하라!>로 정하고, 20세기 최고의 환경학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등 4권의 명저를 선정했다.
부산대는 다양한 독서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구성원 기초역량 강화에 힘쓰고, 소통·창의·융합 등 미래인재가 갖춰야할 지적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 교양교육원(원장 김회용·교육학과 교수)은 학생·교수·직원 등 대학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 독서 프로그램의 2018년 1학기 활동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김회용 부산대 교양교육원장은 “부산대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통해 구성원들의 인문학적 기초역량을 강화하고자 ‘고전·명저 비평문 저자되기’ 프로그램을 2016년부터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 △독서 소모임 △독서 토론대회 △글쓰기 튜터링 등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 프로그램은 독서를 통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사회문제 및 현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르고, 자기주도적인 독서경험을 계기로 스스로 지속적인 학습 의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부산대가 ‘책 읽는 대학’을 표방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자발적으로 독서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느는 분위기다. 이번 1학기에는 1천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교양교육원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부산대의 독서 대주제는 <효원인, 일상을 혁명하다>이다. 부산대는 ‘일상의 혁명’이란 반복되는 보통의 일에 의심하고 비판력을 동원해보는 행위로, 독서를 통해 보다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을 도모하고자 주제를 이같이 정했다.
부산대는 인문사회·자연·문화예술 영역에 걸쳐 운영위원회 심사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해 『침묵의 봄』, 『몸의 미학』, 『라틴어수업』, 『감정 있습니까?』 등 4권의 명저를 올 상반기에 읽을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로 꼽았다.
선정 도서는 4월부터 오는 6월까지 3개월간 총 4회에 걸쳐 전문가의 특강과 교수·학생 참가자 토론, 학생 비평문 작성 및 시상 등 다양한 형태의 독서경험으로 독자와 만날 예정이다.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 첫 번째 독서 행사인 특강은 오는 27일 교내 성학관 1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심재호 부산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교수가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에코리브르, 2011)을 소재로 강독과 토론으로 펼치게 된다.
심 교수는 “20세기 환경학의 고전인 동시에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중 한 사람으로 뽑힌 레이첼 카슨의 저서 『침묵의 봄』은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일깨워준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특강에서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하여, 생태계의 오염이 어떻게 시작되고 생물과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정부와 살충제 제조업체의 행태를 지적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을 환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할 예정이다.
두 번째 도서는 5월 10일 만나는 『몸의 미학』(리처드 슈스터만, 북코리아, 2013)이다. 여성학과 철학을 동시에 전공한 이안나 부산대 여성연구소 박사가 연사로 초청된다. 이번 특강은 몸의 의식을 향상시킴으로써 스트레스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개인의 지식, 행위, 즐거움을 얻는 것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신체 미학의 숨겨진 의미를 미학과 철학적 관점으로 진단해볼 계획이다.
세 번째 도서인 『라틴어 수업』(한동일, 흐름출판, 2017)은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한동일 교수의 저서다. 2010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서강대에서 진행했던 인기강좌 '초급·중급 라틴어' 수업의 내용을 정리해 엮은 책이다.
『라틴어 수업』 특별 초청 특강은 이부현 부산가톨릭대 인문교양학부 교수가 진행한다. 이 교수는 “저자의 강의는 단순한 어학 수업이 아니라 종합 인문 교양 수업에 가깝다. 라틴어의 출발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제도·법·종교 등을 포함해 오늘날의 이탈리아까지 이어지며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5월 25일에는 연애감정부터 혐오까지 격정적인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10가지 감정지형을 『감정 있습니까?』(몸문화연구소, 은행나무, 2017)로 탐험해본다. 이 책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감정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리되고 축소되고 단순화돼 상품의 하나로 변용된 감정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강은 영문학자인 부산대 출신 최성희 박사가 진행한다. 최 박사는 “감정 노동은 사회의 분위기나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갑’의 요구에 따라 감정을 상품화하는 행위”라며 “상품으로 내비치는 서비스 미소 이면에 가려진 진짜 노동자들의 감정이 있다는 것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