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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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게임 본연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다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업 확장에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빅데이터, 머신러닝, 클라우드 기술을 총괄하는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넷마블은 AI센터를,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 업체들도 빅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연구개발 조직을 통해 인공지능 분야를 키우고 있다.

게임업체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단순하다. 신규 유저들의 이탈을 막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특히 게임 내 부정행위를 조장하는 불법 해킹 프로그램을 퇴치하기 위해 적극 활용되고 있다. 대형 게임사 뿐 아니라 중소업체들이 머신러닝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대형 게임사 간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모든 업체들이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사업으로의 확대에는 온도차를 보이는 것이다.

인공지능 서비스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인공지능 분야 대학원 연구실 12곳과 연구협력을 맺고 조직을 확장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게임을 넘어 야구에 특화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달리 넥슨과 넷마블은 게임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만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 및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넥슨이 인공지능을 강조하면서도 게임의 본질인 재미와 실용성을 언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넥슨은 24일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기조강연을 통해 그들이 바라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강대현 넥슨 부사장(인텔리전스랩스 총괄)은 "인공지능이 트렌드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트렌드에 휩쓸리기 보다 재미에 영향을 미치는 인공지능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경쟁을 위한 무리한 투자나 사업 확장에는 신중하겠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게임업계가 현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게임에만 국한되면 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은 최근 10년 간 빠르게 성장했지만 미래의 게임은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기존 생각과 접근 방식으로는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다. 게임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탐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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