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실적 부진 우려에 조정받고 있는 네이버가 포털 뉴스의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드루킹 사태’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원(1.36%) 하락한 72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8.46% 떨어졌다. 최근 한 달간 기관투자가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 네이버다. 이 기간 기관은 323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김모씨(필명 드루킹)의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가 댓글 추천수 조작이 가능한 시스템을 그간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지난 23일 여론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에 공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아웃링크(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 법안’ 등 여러 포털 규제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댓글 규제 자체도 문제지만 규제 기조가 지속되면 신규 서비스 출시가 지연돼 커머스 등 다른 부문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주가 약세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및 핀테크 관련 투자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단기적으로 악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99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7.4% 줄었다. 이달 들어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두 곳이 실적 부진 가능성을 들어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29.5%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09만원에서 10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은 높다는 평가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AI 스피커 ‘웨이브’를 출시하는 등 신기술 투자에 따른 성과도 내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어서 여전히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