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가 변호사 합격자 수를 놓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로스쿨별 합격률이 공개된 이후 김 협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며 “하위 로스쿨을 통폐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형편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책정된 입학정원을 2000명에서 1500명으로 줄여 불합격자 양산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통폐합을 통해 변호사 배출 인원을 지금의 절반 수준인 연 1000명까지 줄이자는 게 변협의 주장이다.
[Law & Biz] '안팎 싸움' 공격·수비 동시에… 숨가쁜 변협
이번 로스쿨 합격률 공개는 변협이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이기면서 이뤄졌다. 로스쿨과의 갈등이 거세진 배경이다. 한 지방 로스쿨 원장은 “배출 인원 규제는 법률 서비스 소비자인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기득권만 지키려는 변협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협으로서는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소(공격)를 요구하면서도 노무사 법무사 세무사 행정사 등 법조 유사 직역으로부터의 이권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행정사에게 행정심판 대리권을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사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노무사가 노동 관련 고소·고발 사건에서 피해자를 대리해 수사기관에 출석, 진술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노무사법 개정안도 국회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변협이 전선을 확대하면서 ‘전투력’이 분산돼 원하는 결과를 얻기보다는 다방면에서 수세에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