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회에서 “내년부터 D램에서 서버용 제품 비중이 모바일용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폰 보급이 늘어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수요처는 모바일이었다. 이 같은 시장의 중심축이 곧 서버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주요 반도체 업체 중 이런 전망을 밝힌 곳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반도체 패권 모바일→서버로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서버용 비중은 2008년 14%에서 지난해 28%까지 늘었다. 올해는 30%대 초중반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용 D램 비중은 40% 안팎이다. SK하이닉스처럼 고사양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특히 서버용 비중이 높다.

기업과 개인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미국 아마존부터 중국 알리바바까지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는 데이터센터를 잇따라 확충하고 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한다. 시장을 빨리 장악하는 만큼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다. IT 업체들이 가격에 신경쓰지 않고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확보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서버용 D램의 2분기 가격 협상까지 완료됐다”며 “주요 고객이 앞으로도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해 값이 좀 비싸더라도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앞으로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1990년대 PC, 2000년대 모바일에 이어 서버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는 분위기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