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첫 50%대… SK하이닉스 "서버용 D램 초호황 계속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8조7196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4조4658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작년 1분기부터 시작된 사상 최고 실적 경신 행진은 네 분기 만에 멈췄다. 전분기 대비 D램 출하량은 5%,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계절적 비수기에 아이폰X 판매 부진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영업이익 감소폭은 2% 정도에 그치며 작년 4분기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치인 50.1%를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이익률은 49.5%였다. D램 제조사 중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은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다. D램 평균 판매가격 상승폭이 9%에 달했던 것이 이유다. 그 이면에는 서버용 D램 활황이 있었다.
영업이익률 첫 50%대… SK하이닉스 "서버용 D램 초호황 계속된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8달러였던 서버용 D램 가격(DDR4 164GB RDIMM 기준)은 올 2월 161달러까지 올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34%에 달한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데이터센터 증설 움직임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업체까지 확산되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보통 시장을 보수적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은 “서버용 D램 수요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들로부터 1년 주문량을 이미 다 받았지만 추가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해 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서버용 D램 품귀 현상이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공급은 예상만큼 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제조사가 D램 공정 미세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까지는 D램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시장 위축이 우려됐던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기대보다 강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판매를 시작한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2분기부터 대형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본격 시판되며 낸드 사업 구조를 대폭 개선시킬 전망이다. 공정전환 투자를 통해 18㎚(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D램과 72단 3D낸드의 판매량도 큰 폭으로 늘어난다. 생산성도 30%가량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올 연말 전체 D램에서 18㎚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4% 이상, 3D낸드에서 72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전망에 맞춰 올해 설비 투자금액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최소한으로 잡은 수치로 실제 투자는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며 “청주 M15공장 준공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어 내년으로 잡혀 있는 설비 투자도 올해 조기 집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