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예측해 10억弗 베팅
'모비스-글로비스 합병안' 나오자 투자 손실 우려해 전략 변경
"실현 불가능한 요구안 내놓고 결국 한몫 챙기려는 꼼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반기를 든 것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 확대 등을 이끌어내 단기차익을 거두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준비하는 지배구조 개편의 약한 고리를 부각시키고 실현 불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뒤 현대차그룹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지주사 전환을 예상하고 관련 주식을 사모았다가 자신들의 예측이 빗나가자 현대차그룹을 공격하기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해석도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기대했던 엘리엇
24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3개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회사로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3개 회사 주식을 모두 1.5% 이상씩 사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기업의 주가는 오르는 경우가 많고,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분할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분할 및 합병 등 중대사안에 반대하는 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수해달라고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주식매수 가격은 지난 3개월간 주가 움직임을 기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해당 기업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주주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 사업부문과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투자부문을 지주회사가 아니라 지배회사로 삼겠다고 발표하자 당황한 엘리엇이 공격하기로 방향을 바꿨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분할 및 합병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엘리엇은 이들 기업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주가가 하락하면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의 기본은 손실을 막는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헤지펀드에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지주사 전환을 요구한 것은 결국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뒤 이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투자회사를 현대차그룹 지주사로 전환하는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주회사가 현대차 사업회사와 기아차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가능한 방안 요구한 속내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다른 이익을 얻기 위해 공세를 편다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안을 검토했지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이미 정부와도 물밑 조율이 끝난 사안이라 이제 와 구조 개편 방식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엘리엇도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을 일단 내놓고,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으면 대신 다른 ‘당근’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 논란이 많았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을 문제삼은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나는 너희들의 약점을 알고 있으니 원하는 걸 내놓으라’고 말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고, 이들 회사 당기순이익의 40~50%를 배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다국적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제안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엘리엇이 요구하는 지주회사 전환은 현실성이 없다”며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실리를 취하는 전통적인 협상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세청이 세무 플랫폼을 통한 부당·과다 환급 관행을 조사하면 자비스앤빌런즈, 토스인컴 등 운영업체들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77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한 해 매출(507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이 회사는 2020년 삼쩜삼을 출시한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35억원에 불과한 매출이 2021년 311억원, 2022년 496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누적 가입자도 2022년 4월 1000만 명, 2023년 5월 1600만 명, 2024년 5월 2100만 명으로 급증했다.하지만 이번 국세청 점검 결과 다수 이용자가 부담 환급액을 토해내고 가산세까지 물게 된다면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런 데다 국세청이 다음달 수수료 없는 소득세 환급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쩜삼이 돈을 받고 제공하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국세청 환급 서비스와 관련해 “삼쩜삼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환급할 수 있는 등 편의성이 높아 이탈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국세청 조사가 자비스앤빌런즈가 계획 중인 기업공개(IPO)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사업모델 기반 특례 상장에 나섰지만 상장 예비 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비스의 계속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한국세무사회는 2021년 삼쩜삼 서비스가 ‘무자격 세무 대리’에 해당한다는 이유 등으로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를 고발했지만 검찰은 2023년 김 대표를 무혐의 처리했다.김익환 기자
한국 대기업의 임금 수준이 유럽연합(EU) 평균과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수준 국제 비교’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연 임금총액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2022년) 8만7130달러로, EU 20개국 평균 8만536달러보다 8.2% 높았다. 일본 5만6987달러에 비해서는 52.9% 많다. 경총은 EU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자료를 비교해 이번 보고서를 내놨다.순위로 보면 한국은 조사 대상 22개국 중 5위에 올랐다. 룩셈부르크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의 뒤를 이었다. 오스트리아(6위), 핀란드(7위), 네덜란드(8위)보다는 순위가 높았다.2022년 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해도 한국(5만4656달러)은 EU 평균(5만2639달러)과 일본(4만1075달러)에 비해 높았다. 다만 순위는 7위로 떨어진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기업 임금 수준도 한국이 156.9%로 EU 평균(134.7%)과 일본(120.8%)보다 높았다.국내 중소기업 임금총액(PPP 기준)은 5만317달러로 일본 중소기업 4만2022달러에 비해 19.7% 많았고, EU 중소기업 평균 5만2398달러보다는 4.0% 적었다. 분석 대상 22개국 중 10위다.신정은 기자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이 빠르게 둔화하는 가운데 C(중국)커머스 기업들의 국내 거래액은 급증하고 있다.16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중국계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바바그룹)의 1월 결제액은 1154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4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무’(판둬둬)는 514억원으로 145.1% 늘었다. ‘쉬인’은 102억원으로 127.5% 증가했다.알리익스프레스는 최고 100% 이상 늘어난 1~2년 전과 비교하면 다소 주춤하지만 여전히 국내 플랫폼 업체들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월간 결제금액이 가장 큰 때는 광군제 기념 연중 최대 쇼핑 행사를 벌인 작년 11월로 1996억원을 기록했다.e커머스업계에선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의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 내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9년 처음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열어 영업을 시작한 이후 2023년 8월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후 한국 직원 채용 등 현지화 절차를 밟고 있다.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테무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823만 명으로 쿠팡(3302만 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이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