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폐기 시점, 2020년 말까지로 못 박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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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운명의 한 주' 남북정상회담 D-2
인터뷰 - 백종천 前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2007년 2차 회담과 내용 비슷
의제 우선순위·형식은 달라
과거 비핵화 협상 교훈 삼아
核시설 신고·사찰 구체적 논의
동결부터 폐기까지 시기 정해야
인터뷰 - 백종천 前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2007년 2차 회담과 내용 비슷
의제 우선순위·형식은 달라
과거 비핵화 협상 교훈 삼아
核시설 신고·사찰 구체적 논의
동결부터 폐기까지 시기 정해야
“지금이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시점을 확실히 못 박아야 합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지낸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사진)은 24일 “이번 남북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는 6자 회담 틀 속에서 합의했지만 2008년에 북한의 핵 시설 신고, 사찰 문제를 놓고 틀어지면서 협상이 깨진 전례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백 이사장은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으로서 회담을 총괄 지휘했다.
백 이사장은 경기 성남 세종연구소 내 이사장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의제 측면에서 2차 정상회담과 내용상 거의 비슷하고, 형식과 의제 우선순위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2차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 민족 공동번영, 통일·화해 협력 분야 3가지가 핵심 주제였는데 이번에는 비핵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백 이사장은 “과거 실패한 비핵화 협상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북한의 핵 시설 신고·사찰 부분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하고 합의문으로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폐기 순서에 대해서는 “합의 과정 자체는 2007년 2·13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핵·미사일, 관련 시설 등을 전부 동결시켜 놓고 동결부터 폐기까지 걸리는 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합의에서 이 시점을 정하지 않아 서로 시간만 끌다 흐지부지됐다”는 것이다.
기간에 대해선 “핵 폐기까지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해 2년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며 “2020년 말 정도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북핵 협상이 실패한 까닭은 정권이 계속 바뀐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이사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단계적·동시적 조치가 ‘시간벌기식’ 협상이라는 우려를 막고 미국이 얘기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핵 폐기 시점을 못 박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정은이 핵 폐기를 하겠다는 용단을 내렸더라도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이 카드를 내보이진 않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 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이사장은 북한이 과거보다 비핵화 문제에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 이사장은 지난 3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한과 미국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했다. 최강일 북한 북미국 부국장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최 부국장이 ‘남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를 논의할 것이고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다만 북·미 회담에 대해선 고위급 차원의 문제라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11년 만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 화합도 당부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해빙됐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비핵화까지는 어렵고 지루한 협상이 될 텐데 정부가 국민을 등에 업고 협상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남=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지낸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사진)은 24일 “이번 남북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는 6자 회담 틀 속에서 합의했지만 2008년에 북한의 핵 시설 신고, 사찰 문제를 놓고 틀어지면서 협상이 깨진 전례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백 이사장은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으로서 회담을 총괄 지휘했다.
백 이사장은 경기 성남 세종연구소 내 이사장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의제 측면에서 2차 정상회담과 내용상 거의 비슷하고, 형식과 의제 우선순위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2차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 민족 공동번영, 통일·화해 협력 분야 3가지가 핵심 주제였는데 이번에는 비핵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백 이사장은 “과거 실패한 비핵화 협상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북한의 핵 시설 신고·사찰 부분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하고 합의문으로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폐기 순서에 대해서는 “합의 과정 자체는 2007년 2·13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핵·미사일, 관련 시설 등을 전부 동결시켜 놓고 동결부터 폐기까지 걸리는 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합의에서 이 시점을 정하지 않아 서로 시간만 끌다 흐지부지됐다”는 것이다.
기간에 대해선 “핵 폐기까지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해 2년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며 “2020년 말 정도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북핵 협상이 실패한 까닭은 정권이 계속 바뀐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이사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단계적·동시적 조치가 ‘시간벌기식’ 협상이라는 우려를 막고 미국이 얘기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핵 폐기 시점을 못 박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정은이 핵 폐기를 하겠다는 용단을 내렸더라도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이 카드를 내보이진 않을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 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이사장은 북한이 과거보다 비핵화 문제에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 이사장은 지난 3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한과 미국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했다. 최강일 북한 북미국 부국장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최 부국장이 ‘남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를 논의할 것이고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다만 북·미 회담에 대해선 고위급 차원의 문제라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11년 만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 화합도 당부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해빙됐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비핵화까지는 어렵고 지루한 협상이 될 텐데 정부가 국민을 등에 업고 협상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남=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