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판매 부진 우려로 애플 시가총액이 나흘 만에 749억달러(약 81조원) 줄었다. 지난 19일 9023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이 24일(현지시간) 8274억달러로 8.3% 감소했다.

애플 아이폰의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만드는 대만 TSMC가 19일 부정적 실적 전망을 발표한 게 발단이 됐다. TSMC는 2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치 88억달러보다 10억달러가량 적은 78억~79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 이유로 아이폰 판매량 감소를 꼽았다. TSMC는 매출의 20%를 애플에 의존한다.

시장조사업체 GBH 인사이츠의 다니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지역 공급 체인을 점검한 결과 6월 아이폰 출하량은 더욱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2분기 아이폰 판매량 추정치를 4050만 대에서 3400만 대로 낮췄다. 아이폰Ⅹ의 광학 센서를 공급하는 오스트리아 AMS도 2분기 판매량이 1분기에 비해 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애플은 130억유로(약 17조100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추가로 토해내게 됐다. 24일 유럽 본사가 있는 아일랜드 정부와 이 금액을 6~10월에 분납하기로 합의했다. 애플의 작년 4분기 순이익(21조원)의 80%에 달하는 금액이다.

유럽연합(EU)은 2016년 8월 아일랜드가 애플 유럽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과도하게 낮춰 다른 나라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에 세금을 추가로 내도록 했다. 애플은 반발했지만 EU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조세 회피를 겨냥한 ‘디지털세’ 도입까지 추진했고, 애플은 일단 세금을 낸 뒤 소송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