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벌써 7조달러… 中 경제성장 견인해 온 내수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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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비율 GDP의 50% 수준
집값 뛰면서 부동산담보대출 급증
중국은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
부채감축 못하면 성장 둔화 불가피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시도 하락
집값 뛰면서 부동산담보대출 급증
중국은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
부채감축 못하면 성장 둔화 불가피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시도 하락
중국에 가계부채발(發)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가계부채 규모가 6조7000억달러(약 7400조원)로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수준이다.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중국의 경제 성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가계부채는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말 기준 6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이후 중국의 가계부채 증가폭은 주요 43개국 가운데 가장 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중국을 가계부채 위험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집값 상승에 따른 부동산 대출 증가가 꼽힌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59%를 차지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운영자금 대출이 22%, 신용대출과 자동차 담보대출 등 소비 관련 대출이 19%로 뒤를 이었다.
중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82%였다. 2008년 이후 중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연평균 1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부채는 연평균 23% 증가했다. ◆경제성장 발목 잡히나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지 못하면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소비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에서 소비의 기여도는 58.8%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웃도는 6.8%를 기록한 것도 탄탄한 소비가 뒷받침된 덕분이란 분석이 많다. 싱즈훙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소비는 작년까지 5년 연속 중국 경제 성장의 최대 엔진 역할을 했다”며 “투자와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아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 변화가 중국 경제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방정부와 국유기업 부채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던 중국 정부는 올 들어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재인식하는 분위기다.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가 저축보다 빨리 늘어나면 높은 저축률이 가져오는 중국 경제의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가계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지 않았지만 이제는 가계의 소득 대비 차입 비율을 낮추는 게 금융당국의 급선무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이 작년 말까지 했던 발언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저우 전 행장은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중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높지 않다”며 “당국이 이를 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당장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부동산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신탁사업과 온라인 대출사업에 대한 규제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맥 못 추는 中 증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경제정책의 중점을 기업과 가계 부채 축소에 두면서 올 들어 중국 증시가 글로벌 주요 증시 중에서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5.4%가량 하락했다. 선전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5.0% 떨어졌다. 1월 고점 대비로는 각각 12% 정도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같은 기간 보합 수준을 나타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지적이다.
상하이증시는 작년에만 6.6% 올라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최근 상하이증시의 하루 주식 거래액은 2000억위안을 밑돌고 있다. 이는 2015년 주식시장 폭락 이전 수준인 하루 거래액 1조3000억위안의 20%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베이징에 있는 투자은행 챈슨앤코의 선멍 이사는 “부채 축소 정책으로 신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중국 주식 보유량을 줄였다. 외국인의 중국 주식 보유액은 지난 1월 1조2800억위안에서 지난달엔 1조2000억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가계부채는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말 기준 6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이후 중국의 가계부채 증가폭은 주요 43개국 가운데 가장 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중국을 가계부채 위험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집값 상승에 따른 부동산 대출 증가가 꼽힌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59%를 차지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운영자금 대출이 22%, 신용대출과 자동차 담보대출 등 소비 관련 대출이 19%로 뒤를 이었다.
중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82%였다. 2008년 이후 중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연평균 1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부채는 연평균 23% 증가했다. ◆경제성장 발목 잡히나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지 못하면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소비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에서 소비의 기여도는 58.8%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웃도는 6.8%를 기록한 것도 탄탄한 소비가 뒷받침된 덕분이란 분석이 많다. 싱즈훙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소비는 작년까지 5년 연속 중국 경제 성장의 최대 엔진 역할을 했다”며 “투자와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아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 변화가 중국 경제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방정부와 국유기업 부채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던 중국 정부는 올 들어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재인식하는 분위기다.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가 저축보다 빨리 늘어나면 높은 저축률이 가져오는 중국 경제의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가계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지 않았지만 이제는 가계의 소득 대비 차입 비율을 낮추는 게 금융당국의 급선무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이 작년 말까지 했던 발언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저우 전 행장은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중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높지 않다”며 “당국이 이를 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당장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부동산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신탁사업과 온라인 대출사업에 대한 규제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맥 못 추는 中 증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경제정책의 중점을 기업과 가계 부채 축소에 두면서 올 들어 중국 증시가 글로벌 주요 증시 중에서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5.4%가량 하락했다. 선전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5.0% 떨어졌다. 1월 고점 대비로는 각각 12% 정도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같은 기간 보합 수준을 나타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지적이다.
상하이증시는 작년에만 6.6% 올라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최근 상하이증시의 하루 주식 거래액은 2000억위안을 밑돌고 있다. 이는 2015년 주식시장 폭락 이전 수준인 하루 거래액 1조3000억위안의 20%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베이징에 있는 투자은행 챈슨앤코의 선멍 이사는 “부채 축소 정책으로 신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중국 주식 보유량을 줄였다. 외국인의 중국 주식 보유액은 지난 1월 1조2800억위안에서 지난달엔 1조2000억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