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해·김영철·김여정 등 '北 실세들' 판문점으로 총출동할 듯
남북한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협상장에 함께 앉을 북측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석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번 회담 분위기와 논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협상 상대의 면면이 주목된다.

북한은 25일까지도 김정은과 함께 방문할 대표단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다만 우리 측이 지난 19일 발표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총 6명의 공식 수행단 급에 맞춰 대표단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임 실장의 협상 상대로는 최용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거론된다. 최용해는 북한 정권의 명실상부한 2인자로 꼽힌다. 김여정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문해 김정은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최근 남북 관계 개선 국면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김창선은 김정은 일가의 ‘집사’ 격인 인물로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두 단계 승진해 정치국 위원 자리를 꿰차며 김정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정 실장과 서 원장, 조 장관의 상대로는 각각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물망에 오른다.

강 장관과 송 장관의 카운터파트로는 각각 이용호 외무상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이 거론된다. 이들은 올초부터 남북 관계 개선 등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해왔으며 김영철, 이선권은 평창올림픽 때 북측 대표단으로 방문했다.

이들 전원이 방문하더라도 실제 회담장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은 회담장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외 배석자를 한 명만 대동했다.

2000년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임동원 국가정보원장, 황원탁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이기호 경제수석비서관이 배석했으나 북측에서는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만 배석했다. 2007년 정상회담에서도 우리 측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외 백종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으나 북측에선 김 위원장 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만 자리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