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인 한솔아이엠비 대표가 대구 본사에서 앞면은 폴리에스테르, 뒷면은 알루미늄 원사로 제직한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조상인 한솔아이엠비 대표가 대구 본사에서 앞면은 폴리에스테르, 뒷면은 알루미늄 원사로 제직한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대구의 중소기업이 알루미늄 소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광반사율을 지닌 블라인드 원단을 제직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대구 이현동의 한솔아이엠비(대표 조상인)는 다이텍연구원과 공동으로 기존 알루미늄 블라인드보다 광반사율을 20% 이상 높여 77~78%의 광반사율을 보이는 ‘썬리플렉스(광반사) 블라인드’를 개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최고 광반사율은 프랑스 기업 제품의 75%다.

'블라인드 光반사율 세계 1등' 된 대구 中企
조상인 대표는 “대구의 다이텍연구원과 함께 2억원을 들여 1년여간 연구과제에 도전해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광반사 블라인드 제품은 알루미늄 가루를 폴리에스테르 원단에 증착하거나 스프레이로 뿌려 입히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알루미늄 원판을 실처럼 가늘게 뽑은 뒤 원단으로 제직한다. 인위적인 증착방식보다 생산성이 높고 원가가 크게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블라인드 앞면은 폴리에스테르, 뒷면은 알루미늄으로 처리했다.

1997년 창업한 조 대표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주거용 블라인드 조립 생산에 주력했다. 2012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한 뒤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블라인드 원단과 부품개발에 본격 나섰다. 2014년 블라인드 상하작동을 반자동으로 하는 기계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하고 블라인드 길이 조절 및 구동장치 등에 대한 특허를 잇따라 따냈다. 친환경 블라인드를 생산하기 위해 폴리염화비닐(PVC)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개발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유아 사망 방지를 위해 줄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블라인드도 개발했다.

2012년 39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24억원으로 늘었다. 이달 초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덱스터’라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고 블라인드 원단 제조부터 시스템 제작, 시공 능력까지 갖춘 국내 5대 제조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채광과 통풍을 담당하는 창문은 창호를 통한 에너지 손실이 많아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외벽이 유리로 된 건축물이 많아지면서 고기능성 블라인드 수요가 국내외에서 급증하고 있다. 조 대표는 “국내 시장은 커튼과 블라인드 시장 비율이 2 대 8이지만 해외는 아직 블라인드 시장이 20% 선에 불과하다”며 “해외시장 전망이 밝아 신제품 개발에 5년간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유럽과 미국 등 수출시장을 겨냥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항균탈취 블라인드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조 대표는 “여름철에는 열과 빛을 반사하면서 겨울철에는 보온효과가 높아 제로에너지 건축물에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며 “에너지 절감 기능을 강화해 저가 중국 제품을 따돌리고 선진국 글로벌 브랜드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