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비범한 기술이 동시 다발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복잡한 시스템적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리더십도 똑같이 비범해져야 한다. 이를 디지털 리더십이라 칭하자.

[Global View & Point] 디지털 혁신 성공 열쇠는? '디지털 리더십'을 키워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혁)에 성공하려면 기업은 필히 디지털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는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있는 ‘디지털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다. 디지털 비전은 어떻게 고객의 경험을 혁신할지, 내부 운영 프로세스의 비효율을 어떻게 최적화할지,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변화를 줘야 할지를 고민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기술보다는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점진적 변화가 아니라 혁신적 변화를 목표로 해야 하며, 직원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목표를 재점검하고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전략과제를 도출한다.

[Global View & Point] 디지털 혁신 성공 열쇠는? '디지털 리더십'을 키워라!
다음은 디지털 비전에 전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먼저 회사의 디지털 변혁을 담당할 ‘디지털혁신 전략팀’을 구성하라. 이 부서는 기업 전반에 걸쳐 시너지를 주도하며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이 조직을 이끌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임명하라. CDO가 회사의 디지털 변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가 포함된 ‘DT(디지털 변혁)추진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 이 위원회는 숙제를 검사하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주요 아젠다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디지털 비전에 필수적인 핵심 과제들이 잘 진행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한다. 즉 방침을 수립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자원을 할당하는 역할이 주 임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율과 공유를 바탕으로 디지털 거버넌스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기업 볼보는 이런 강력한 DT추진위원회 활동을 통해 작년 여름 자사의 라인업에서 전통 내연기관 차량을 없애고 2019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종에 전기모터를 장착하겠다고 발표했다. 볼보는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 중단을 선언한 최초 메이저 자동차 제조회사가 됐다.

화장품업계 글로벌 1위인 로레알은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를 신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융합해 혁신적인 디지털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이미 대박을 친 가상 메이크업 앱(응용프로그램)인 ‘메이크업 지니어스(Makeup Genius)’, 자외선 양을 알려주는 ‘마이 유브이(My UV) 패치’, 그리고 세계 최초의 스마트 빗 ‘헤어코치’를 선보였다.

세 번째는 데이터 애널리틱스에 기반을 두고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전사적 관점에서 통합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스페인 대표 금융회사인 BBVA는 지난 8년간 5조원을 투자해 은행업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재정의하며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세계 11만 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사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업무를 하고 있다. 최근엔 음성 기반 챗봇시스템을 고객상담센터에 설치해 온라인 뱅킹 고객만족지수를 6.4%나 올렸다. 지난 1년간 모바일 고객은 44% 늘었고 디지털 관련 매출은 270%나 증가했다.

많은 기업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AR·VR 등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변혁에 성공하려면 업의 속성에 맞는 다양한 디지털 역량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잘 활용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때다.

김성훈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