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두정상의 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오전 10시30분보다 15분 앞서 시작됐다.

김정은은 정상회담 앞서 모두발언에서 "(이런 자리까지) 11년이 걸렸는데 왜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 합의나 글이 나와도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 품었던 분들한테 낙심주지 않겠나. 마음가짐 잘하고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고 의지를 모아서 나가자"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어 "평화번영 북남 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그런 순간의 출발점에 서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가짐으로 여기 왔다. 오늘 문제들 현안 문제들 툭 터넣고 이야기하고 좋은 결과 만들자"고 전했다.
평화의 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하고있다. 남측(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사진_한국공동사진기자단
평화의 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하고있다. 남측(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사진_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정은은 "오기 전에 보니 만찬 음식 가지고 많이 이야기가 나오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가져왔는데 대통령이 편한 마음으로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회담장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판문점에 쏠려있다. 그만큼 우리 두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 넘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화도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에 이루어서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하는 만큼 10년 동안 못 다한 이야기 다 하자"고 덧붙였다.

이날도 문 대통령 특유의 배려와 양보 화법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보다 31세가 많지만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마주한 자리에서 "멀리 오셨으니 먼저 인삿말 하셔라", "국민 전세계 기대가 큰데 이 상황 만들어낸 김정은의 용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그를 추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앞서도 남북 및 북·미 관계의 극적 전환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는 말을 기회 있을 때마다 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회담 성과(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과 협력 덕분이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2월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선임고문에게는 “한반도 긴장 완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강력히 지지해 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오전 정상회담이 종료된 후 두 정상은 별도의 오찬과 휴식시간을 갖는다. 양측은 오전 정상회담 결과를 정리하고 오후 전략을 수립하는데 시간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오찬 시간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에서 오찬을 한 후 오후에 다시 돌아온다.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생중계는 KTV는 물론 한경닷컴 www.hankyung.com에서도 볼 수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