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해 준다면 언제든 청와대 가겠다
불과 200m 걸어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생각"

실향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등 北 관련 피해자들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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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집에서 열린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으러 왔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회담 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과 군사분계선(MDL)에서 악수하고 남쪽으로 넘어온 후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함께 북측 땅을 잠시 밟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그는 “초청해 준다면 언제든 청와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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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문 대통령께서 새벽 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며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에서 MDL까지) 불과 200m 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원래 평양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게 더 잘 됐다”고 덧붙였다.

6·25 전쟁 당시 피란 온 실향민들과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피해를 입은 연평도 주민들, 탈북자들에 대해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은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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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인식한 듯 “그동안 큰 합의를 해 놓고 실천을 못했다. 오늘 만남도 결과가 제대로 되겠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가 11년 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며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말하는 ‘만리마 속도전’을 언급하며 “만리마 속도전을 남북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덧붙였다.

판문점=공동취재단/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