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1969년 12월 이후 4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감세 덕분에 소비가 증가하고, 연방정부 지출까지 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과열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2만4000명 줄어든 20만9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 23만 명보다 적으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인 1969년 12월 첫째주(20만2000명)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1967년 이후 최장 기간인 164주 연속 30만 명을 밑돌고 있다. 이 기간 실업보험 청구자 평균은 35만5260명이다. 실업률이 5개월째 4.1%를 유지하면서 기업의 구인난이 심해졌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Fed가 경기 과열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2% 수준(연환산 기준)을 기록한 뒤 2분기부터 다시 3%대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Fed 위원은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에릭 로젠그런 보스턴연방은행 총재는 13일 “지금 예상보다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에선 올해 2~3회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로젠그런 총재는 세금 감면과 연방정부 지출 증가 등을 언급한 뒤 “Fed 위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기가 더 좋아지고 물가도 더 뜨거워질 것 같다”고 진단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도 19일 “최근 몇십년 중 인플레이션이나 재정적 불균형의 위험이 가장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