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양국의 국경 갈등을 해소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한 비공식 정상회담을 통해서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국경 문제를 포함한 갈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시 주석은 양국 군대 간 신뢰 구축을 위해 합동군사훈련 재개를 제의했고 모디 총리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이에 따라 4~5개월 내에 대(對)테러 합동훈련인 ‘핸드 인 핸드(Hand in Hand)’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 훈련은 2007년부터 매년 실시됐지만 지난해 불거진 국경 분쟁으로 중단됐다. 중국군과 인도군은 네팔과 접경한 도클람(중국명 둥랑)에서 73일간 대치했다. 중국군이 이곳에 도로를 건설하자 인도 정부는 병력을 파견했고 중국이 이에 대응하면서 무력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다. 양국은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을 벌여 수천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지난해 두 나라의 교역량은 844억달러(약 90조원)로 전년보다 20.3% 증가했다. 중국의 인도산 물품 수입은 40%가량 늘었다. 인도는 중국 기업의 주요 투자처이자 시장이고, 인도에도 거대한 중국 시장이 매력적이란 점에서 양국 간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정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미국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의 관세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그러나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참여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대일로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