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와 이설주가 27일 환영만찬장에 입장하며 얘기하고 있다. 한국사진공동취재단
김정숙 여사와 이설주가 27일 환영만찬장에 입장하며 얘기하고 있다. 한국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주목받고 있다.

이설주는 27일 남북한 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검은색 벤츠 리무진을 타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최근 공식 석상에서 핑크나 아이보리 등 밝은색 투피스를 즐겨 입던 이설주는 이날 살구색 투피스를 입어 따뜻한 봄 날씨와 남북 평화 모드에 어울리는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머리카락을 뒤로 단정하게 묶은 데다 장식이 없는 간결한 펌프스(굽 높은 구두)를 착용하고 검은색 클러치백(끈이 없는 여성용 손가방)을 들어 퍼스트레이디의 격식도 보여줬다.

이설주를 맞이한 김정숙 여사는 화사한 파란색의 간결한 롱코트형 원피스를 입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란색 넥타이 및 이설주의 파스텔톤 의상과 조화를 이뤘다.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은 이설주와 달리 김 여사는 눈에 띄는 브로치와 귀걸이, 반지를 더해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이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사전에 옷차림과 색깔 등을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줄무늬가 있는 검은색 인민복 차림에 호피무늬 안경을 썼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단정한 회색 정장을 입었다. 문 대통령은 짙은 네이비색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맸다.

이설주의 이번 방문은 북한이 부부동반이라는 정상외교의 일반적인 관례를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설주는 지난달 김정은의 중국 방문에도 동반해 국제 무대에서 퍼스트레이디로 첫선을 보였다.

이설주의 방문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3월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응원단원으로 온 적이 있다. 당시에는 북한 일반 주민 신분이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부인으로 남북 간 첫 부부동반 정상회담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이 거의 없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부인을 만날 수 없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