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부문의 임금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경기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금이 뛰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민간부문의 올 1분기 임금이 전년 동기보다 2.9% 상승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08년 3분기 2.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美 임금 10년 만에 최대폭 상승
미국 민간부문 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2분기 2.4%에서 3분기 2.6%, 4분기 2.8%에 이어 올 1분기 2.9%를 기록하며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연방·주 정부 임금은 전년 동기보다 1.8% 올랐다. 지난해 4분기 2.1%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임금도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 2.3%로 지난해 4분기 2.9%보다 낮아졌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아직 경기가 꺾이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로이터는 “고용이 개선되고 감세 효과가 나타나면서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며 “1분기 성장세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3월 실업률은 4.1%로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완전 고용’에 가까워졌다. 4월 셋째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0만9000명으로 1969년 12월 이후 4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더 떨어진다면 임금 상승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상승 폭이 커지면서 Fed는 보다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임금 상승은 Fed가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25~1.50%에서 연 1.5~1.75%로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연말까지 2~3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장에선 연말까지 세 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Fed는 5월2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