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종식까지는 불확실성 여전…북미정상회담이 가늠자"
피치 "남북정상회담, 무력충돌 위험 없애지는 못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0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 간 화해가 촉진된다면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이 작아지고 한국 신용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한국 담당 국가신용등급 총괄이사는 이날 신용전망 보고서에서 "판문점 선언은 더욱 실질적인 추가 협상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의 전주곡"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구즈만 이사는 "남북 정상 간 평화의 진전을 위한 합의에도 남북 간 긴장을 영원히 종식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면서 "미국과 중국 등도 관련된 복잡한 문제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이 불분명하고 남북이 약속한 군축도 더 중요한 신뢰구축 조치 없이는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즈만 이사는 "미국과 한국이 주한미군을 얼마나 감축할지도 분명하지 않다"면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봐야 판문점 선언에서 제시된 공통의 목적이 얼마나 실현될지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서 최근 수 개월간 고조된 남북 간 긴장을 완화했지만 무력충돌 관련 위험을 제거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관계 정상화 과정이 시작되더라도 오래 걸리고 예측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의 영원하고 구조적인 완화의 신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판문점 선언 이후에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더 많은 경제협력을 위해 논의할 세부사항이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수개월 간 이어질 외교활동의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이 정상외교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다고 느낄 경우 긴장은 다시 증폭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장기간 교착 상태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라며 "여기에는 잠재적 무력충돌 가능성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친 통일 비용의 상승 가능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피치는 "이런 리스크 때문에 한국의 'AA-'(안정적) 신용등급이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모델의 추산치보다 한 단계 낮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지난해 한반도의 무력충돌 가능성 고조와 북한과 미국 사이의 거친 설전을 반영해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을 '중간(Moderate)+'로 평가한 바 있다.

구즈만 이사는 "이는 가능성은 작지만 실제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한국 경제와 정부가 제대로 기능하는 데 매우 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