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에 기계공학 접목… 약효 지속시간 크게 늘렸죠"
“발상의 전환 덕에 대량생산이 가능했죠. 제약회사는 보통 화학이나 생화학 연구만 하는데 저희 회사는 기계공학을 접목해 새로운 제조 방법을 찾았거든요.”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사진)는 마이크로스피어 대량생산 기술 ‘IVL-PPFM’을 개발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지름 100마이크로미터(㎛·1㎛는 0.001㎜) 이하의 생분해성 고분자 구(球)인 마이크로스피어는 약물이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구 밖으로 나오게 해 약효를 오래 지속시킨다. 김 대표는 “양질의 마이크로스피어 대량생산 기술에 대한 특허 10여 개를 국내외에 출원했다”고 했다.

2015년 인벤티지랩을 창업한 김 대표는 다른 제약사들처럼 화학적·생화학적 연구에 몰두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기존 제조방법은 물과 기름의 반발력을 이용했는데 이 방법으로는 마이크로스피어의 크기를 균질화하기가 어려웠다. 김 대표는 “유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기계공학 기술을 활용해 액체 상태로 흐르는 마이크로스피어 원료물질을 일정한 크기로 끊었더니 양질의 마이크로스피어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이 기술을 적용한 미용 시술용 필러 ‘IVL-MD-F001’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가장 널리 활용되는 히알루론산 필러는 3~6개월 뒤 인체에 흡수돼 볼륨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후 재시술을 받아야 한다”며 “마이크로스피어를 활용해 필러 지속 시간을 2년으로 늘린 상품을 내년께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