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돌풍 '초저가 할인점' 롯데도 연다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초저가 슈퍼마켓 매장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ard discount store)’가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가 2016년 ‘노브랜드 전문점’을 내놓고 매장을 계속 늘리자 롯데가 ‘마켓D’(사진)로 맞대응에 나섰다. 홈플러스도 ‘홈플러스 스페셜’이란 이름의 할인매장을 곧 열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30일 수원점 2층에 ‘가격 우위형 원스톱 쇼핑 공간’이란 콘셉트의 매장 마켓D를 열었다. D는 가격 ‘할인’(discount), 상품·진열 ‘차별화’(different), ‘디지털화’(digitalized)를 뜻하는 영어 단어 앞글자에서 땄다.
유럽서 돌풍 '초저가 할인점' 롯데도 연다
마켓D는 롯데가 처음 선보이는 초저가 슈퍼마켓이다. 마트 안에 슈퍼마켓을 넣은 ‘숍인숍’ 형태다. 기존 스포츠 전문 매장을 개조해 문을 연 마켓D 1호점은 1400㎡(약 430평) 규모로 평균 1만㎡ 안팎인 마트의 7분의 1 크기다.

롯데마트와의 가장 큰 차이는 가격에 있다. 평균 10%가량 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품 수를 확 줄였다. 소수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해야 공급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반 마트 대비 50분의 1 수준인 1000여 개에 불과하다. 대신 미국산 소고기, 수입 치약 등 마트에서 가장 구매 빈도가 높은 제품들을 대거 진열했다. 롯데마트는 전체 상품의 60%를 한 달 간격으로 바꿔 상대적으로 적은 상품 수의 한계를 극복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D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인건비 절감 노력이 곳곳에 엿보인다. 우선 상품은 박스째 진열한다. 이를 위해 제조사가 상품을 공급할 때부터 박스 진열이 가능한 형태인 ‘RRP(retail ready package)’로 보내도록 사전에 협조를 구했다.

가격표는 전자 잉크여서 일일이 사람 손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여기에 소비자가 직접 계산하는 ‘셀프 계산대’도 갖췄다. 이렇게 줄인 인건비를 상품 가격 인하에 고스란히 반영한다.

롯데마트는 수원점을 시작으로 올해 D마켓 매장 4개를 추가로 낸다. 2020년까지 15개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초저가 슈퍼마켓 ‘원조’는 2016년 문을 연 이마트의 노브랜드 전문점이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상품 1000여 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다. 이름처럼 각 상품에 ‘브랜드가 없는’ 대신 가격을 20~30% 낮춘 게 특징이다. 제조사는 브랜드를 뗀 대신 마케팅·영업·판촉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여 저렴하게 납품한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앞세워 오픈 3년 만에 점포 수를 110여 개로 늘렸다.

홈플러스도 낮은 가격에 초점을 맞춘 홈플러스 스페셜을 늦어도 6월 말까지 선보인다. 일시적인 가격 행사 상품을 없애고 ‘연중 상시 저가’에 판매하는 콘셉트다. 홈플러스 스페셜 역시 상품 숫자를 줄이고 진열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저가 슈퍼마켓은 유럽에선 일반화된 형태의 매장이다. 독일계 할인점 알디, 리들이 대표적인 초저가 슈퍼마켓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상품을 싸게 공급한다’는 원칙 아래 △저가 PB 상품 위주 판매 △매장 직원 수 최소화 △박스 진열 등을 앞세워 오프라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