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이대원·이왈종·박노수… 한국미술 거장들 판화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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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 맞아 판화전
한경갤러리서 31일까지
'거실을 갤러리로' 주제로
유명화가 작품 30여점 선봬
한경갤러리서 31일까지
'거실을 갤러리로' 주제로
유명화가 작품 30여점 선봬
한국 미술시장의 ‘대장주’인 김환기 화백의 구상화 ‘날으는 두 마리 새’는 동양의 직관과 서양의 논리를 결합해 절제와 여백의 아름다움을 여과 없이 녹여낸 작품이다. 아무런 꾸밈도 없는 담백한 우윳빛 화면 앞에 힘차게 바상하는 두 마리 새를 배치했다. 저물어 가는 석양을 가로질러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파란색과 흰색이 만들어 낸 완벽한 조형미는 절로 경탄을 자아낸다.
김 화백의 작품을 비롯 이대원 유영국 박노수 장두건 오용길 이수동, 스페인화가 에바 알머슨 등 탄탄한 화력(畵力)을 지닌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판화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에서 1일 개막해 5월31일까지 펼치는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판화전’을 통해서다.
‘거실을 갤러리로’를 부제로 붙인 이번 전시에는 작가들이 생전 직접 제작에 참여해 친필 사인한 ‘오리지널 판화’부터 작가 사후에 유족이나 재단이 만든 ‘사후 판화’, 원화를 복제한 후 사인을 한 ‘오프셋 판화’에 이르기까지 30여점이 걸렸다.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평가받는 유명 화가들의 다양한 형태의 판화를 보면서 작품 시장성과 원본·사본의 관계 등을 조명해볼 수 있다. 미술품 소장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작품값을 100만~1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출품작은 예쁜 구상화부터 한국화, 추상화, 풍경화 등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먼저 김환기 화백의 1958년작 반추상화 ‘사슴’을 비롯해 뉴욕시절 제작한 점화, 1964년작 추상화 ‘아침의 메아리’ 등 10여 점이 관람객을 반긴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펼친 김 화백의 뉴욕 정착 초기 작품 ‘아침의 메아리’는 새 세상에 대한 기대감처럼 경쾌한 멜로디가 흥을 돋우며 보는 사람들의 가슴에 깊숙이 파고든다. 또 노란색 점화 ‘무제’는 별들이 소용돌이치는 광활한 우주를 액자에 담아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색채화가 이대원 화백의 작품도 판화로 만날 수 있다. 평생 ‘색채의 미학’에 몰두했던 이 화백은 삶의 환희가 꽃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농원 풍경을 주로 그렸다. 흰구름 피어나는 야산, 생명이 움트는 들판, 풍요로운 과수원을 특유의 점묘법으로 그린 출품작들은 경쾌한 왈츠처럼 리듬을 타고 아름다운 원색의 점과 색이 화폭을 적셔 들어간다.
자연과 사람이 혼연일체가 된 환상적인 공간을 시원스럽게 묘사한 이왈종 화백의 ‘제주 생활의 중도’ 시리즈가 여러 점 나와 있다. 자동차, 꽃, 새, 강아지, 닭 등 생활 주변에서 숨 쉬는 동식물이 신나게 뛰노는 ‘희망의 공간’이 흥미롭다.
2013년 타계한 박노수 화백의 판화도 눈길을 끈다. 한국의 산수를 날카로운 운필과 여백의 미로 살려낸 작품들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며 물오른 봄처럼 맑은 기운으로 다가온다. ‘산의 화가’로 불릴 정도로 평생 우리 고유의 넉넉한 모습의 산들을 모티브로 작업한 유영국, 알록달록한 색채로 고향의 장맛처럼 감성을 우려낸 오용길, 말랑말랑한 감성을 화면에 옮긴 이수동, 가족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펼쳐낸 알머슨 등 작가 특유의 재치와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그림도 출품됐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김 화백의 작품을 비롯 이대원 유영국 박노수 장두건 오용길 이수동, 스페인화가 에바 알머슨 등 탄탄한 화력(畵力)을 지닌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판화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에서 1일 개막해 5월31일까지 펼치는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판화전’을 통해서다.
‘거실을 갤러리로’를 부제로 붙인 이번 전시에는 작가들이 생전 직접 제작에 참여해 친필 사인한 ‘오리지널 판화’부터 작가 사후에 유족이나 재단이 만든 ‘사후 판화’, 원화를 복제한 후 사인을 한 ‘오프셋 판화’에 이르기까지 30여점이 걸렸다.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평가받는 유명 화가들의 다양한 형태의 판화를 보면서 작품 시장성과 원본·사본의 관계 등을 조명해볼 수 있다. 미술품 소장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작품값을 100만~1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출품작은 예쁜 구상화부터 한국화, 추상화, 풍경화 등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먼저 김환기 화백의 1958년작 반추상화 ‘사슴’을 비롯해 뉴욕시절 제작한 점화, 1964년작 추상화 ‘아침의 메아리’ 등 10여 점이 관람객을 반긴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펼친 김 화백의 뉴욕 정착 초기 작품 ‘아침의 메아리’는 새 세상에 대한 기대감처럼 경쾌한 멜로디가 흥을 돋우며 보는 사람들의 가슴에 깊숙이 파고든다. 또 노란색 점화 ‘무제’는 별들이 소용돌이치는 광활한 우주를 액자에 담아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색채화가 이대원 화백의 작품도 판화로 만날 수 있다. 평생 ‘색채의 미학’에 몰두했던 이 화백은 삶의 환희가 꽃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농원 풍경을 주로 그렸다. 흰구름 피어나는 야산, 생명이 움트는 들판, 풍요로운 과수원을 특유의 점묘법으로 그린 출품작들은 경쾌한 왈츠처럼 리듬을 타고 아름다운 원색의 점과 색이 화폭을 적셔 들어간다.
자연과 사람이 혼연일체가 된 환상적인 공간을 시원스럽게 묘사한 이왈종 화백의 ‘제주 생활의 중도’ 시리즈가 여러 점 나와 있다. 자동차, 꽃, 새, 강아지, 닭 등 생활 주변에서 숨 쉬는 동식물이 신나게 뛰노는 ‘희망의 공간’이 흥미롭다.
2013년 타계한 박노수 화백의 판화도 눈길을 끈다. 한국의 산수를 날카로운 운필과 여백의 미로 살려낸 작품들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며 물오른 봄처럼 맑은 기운으로 다가온다. ‘산의 화가’로 불릴 정도로 평생 우리 고유의 넉넉한 모습의 산들을 모티브로 작업한 유영국, 알록달록한 색채로 고향의 장맛처럼 감성을 우려낸 오용길, 말랑말랑한 감성을 화면에 옮긴 이수동, 가족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펼쳐낸 알머슨 등 작가 특유의 재치와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그림도 출품됐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