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씨 뿌리는 삼성… 이스라엘 AI벤처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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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도 스타트업 수십 곳 투자
아모레퍼시픽·LG생건·GS칼텍스도 스타트업 투자
국내 M&A 규제 때문에 인수대신 소수 지분만 사들여
아모레퍼시픽·LG생건·GS칼텍스도 스타트업 투자
국내 M&A 규제 때문에 인수대신 소수 지분만 사들여
▶마켓인사이트 4월29일 오후 4시15분
삼성전자가 이스라엘 딥러닝(심층학습)업체 알레그로 지분을 사들였다. 국내 포털시장을 양분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잇달아 투자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씨뿌리기(지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독일 로버트보쉬벤처캐피탈 등과 함께 알레그로에 1100만달러(약 116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조성한 1억달러 규모의 삼성촉진펀드를 통해 이번 투자에 나섰다. 알레그로는 구글 개발자 출신인 너 바레브 대표가 2016년 창업한 업체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류·처리하는 딥러닝은 자율주행, 드론(무인항공기) 등에 적용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트라뷰와 헝가리 AI모티브 등 자율주행업체 두 곳을 포함해 지난해 이후 10여 곳의 스타트업 지분을 사들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인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사븐에 32억원을 투자하는 등 작년 한 해 국내외 스타트업 39곳에 1227억원을 투입했다. 카카오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업체인 네모를 운영하는 슈가힐에 12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이후 국내외 스타트업 32곳에 360억원을 들여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주로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전략혁신센터(SSIC)와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를 통해서다.
SSIC는 한 해 1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분석한 뒤 50개 정도를 투자 리스트에 올려 이 중 몇몇 업체에만 투자한다. 삼성전자가 지분 투자를 한 알레그로와 AI모티브, 테트라뷰 등은 모두 이 같은 까다로운 선별 과정을 거쳤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차량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지형에 변혁을 몰고올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소규모 지분투자 위주로 하고 있지만 상황과 여건이 맞으면 대규모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광고와 메신저 등 기존 사업을 보강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스타트업 지분투자에 나서고 있다. AI·콘텐츠·데이터 기술 역량을 갖춘 곳이 우선 투자 대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미국 AI 반도체업체인 저팔콘테크놀로지에 32억원, 미국의 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업체인 토크IQ에 11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반도체 전력분석업체 바움(11억원 투자)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 마스오토(4억원) 지분을 사들였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익히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뚜렷한 성과가 없어도 임직원 역량이 뛰어나면 투자 대상에 올리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GS칼텍스 등도 자체 사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체 투자 조직인 ‘아모레퍼시픽 벤처스’를 통해 최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피부 성향을 파악해 28일마다 유기농 화장품을 배송하는 톤28에 투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남성 맞춤정장 데이터 스타트업 스트라입스 지분 4.9%를 인수했다. GS칼텍스는 사물인터넷(IoT) 운영 소프트웨어업체 엔쓰리엔 지분 4%를 50억원에, 커넥티드카업체 오윈 지분 12%를 20억원에 사들였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법상 각종 규제가 기업들의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는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의 제약도 받는다. 이런 탓에 스타트업을 인수합병하는 대신 소수 지분만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은 지배구조 개편과 규제 등에 발목이 잡혀 적극적인 M&A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삼성전자가 이스라엘 딥러닝(심층학습)업체 알레그로 지분을 사들였다. 국내 포털시장을 양분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잇달아 투자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씨뿌리기(지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독일 로버트보쉬벤처캐피탈 등과 함께 알레그로에 1100만달러(약 116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조성한 1억달러 규모의 삼성촉진펀드를 통해 이번 투자에 나섰다. 알레그로는 구글 개발자 출신인 너 바레브 대표가 2016년 창업한 업체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류·처리하는 딥러닝은 자율주행, 드론(무인항공기) 등에 적용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트라뷰와 헝가리 AI모티브 등 자율주행업체 두 곳을 포함해 지난해 이후 10여 곳의 스타트업 지분을 사들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인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사븐에 32억원을 투자하는 등 작년 한 해 국내외 스타트업 39곳에 1227억원을 투입했다. 카카오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업체인 네모를 운영하는 슈가힐에 12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이후 국내외 스타트업 32곳에 360억원을 들여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주로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전략혁신센터(SSIC)와 투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를 통해서다.
SSIC는 한 해 1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분석한 뒤 50개 정도를 투자 리스트에 올려 이 중 몇몇 업체에만 투자한다. 삼성전자가 지분 투자를 한 알레그로와 AI모티브, 테트라뷰 등은 모두 이 같은 까다로운 선별 과정을 거쳤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차량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지형에 변혁을 몰고올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소규모 지분투자 위주로 하고 있지만 상황과 여건이 맞으면 대규모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광고와 메신저 등 기존 사업을 보강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스타트업 지분투자에 나서고 있다. AI·콘텐츠·데이터 기술 역량을 갖춘 곳이 우선 투자 대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미국 AI 반도체업체인 저팔콘테크놀로지에 32억원, 미국의 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업체인 토크IQ에 11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반도체 전력분석업체 바움(11억원 투자)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 마스오토(4억원) 지분을 사들였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익히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뚜렷한 성과가 없어도 임직원 역량이 뛰어나면 투자 대상에 올리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GS칼텍스 등도 자체 사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체 투자 조직인 ‘아모레퍼시픽 벤처스’를 통해 최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피부 성향을 파악해 28일마다 유기농 화장품을 배송하는 톤28에 투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남성 맞춤정장 데이터 스타트업 스트라입스 지분 4.9%를 인수했다. GS칼텍스는 사물인터넷(IoT) 운영 소프트웨어업체 엔쓰리엔 지분 4%를 50억원에, 커넥티드카업체 오윈 지분 12%를 20억원에 사들였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법상 각종 규제가 기업들의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는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의 제약도 받는다. 이런 탓에 스타트업을 인수합병하는 대신 소수 지분만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은 지배구조 개편과 규제 등에 발목이 잡혀 적극적인 M&A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