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제2 개성공단' 연천 '생태벨트' 고성 '금강산관광' 통일경제특구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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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경제특구 조성
범정부 통일경제특구법 곧 마련
각종 인·허가 원스톱 해결…외국기업도 입주
與野, 특구에 공감…국회 논의도 빨라질 듯
범정부 통일경제특구법 곧 마련
각종 인·허가 원스톱 해결…외국기업도 입주
與野, 특구에 공감…국회 논의도 빨라질 듯
남북한 교류 확대는 ‘판문점 선언’의 핵심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상이다. 남북한 접경지역 개발이 대표적 사례다. ‘통일경제특별구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4·27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범부처를 아우른 법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남북 경협 확대를 향한 로드맵 실현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탄력받는 접경지대 개발법
경제적으로 낙후된 경기 북부 등 남북한 접경지역을 특구로 지정하자는 아이디어는 역대 정부마다 단골처럼 등장했다. 2011년 이명박 정부는 2030년까지 18조8000억원을 들여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생태관광벨트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에도 황진하 의원( 옛 새누리당 파주을) 등이 제출한 법안을 포함해 6건의 ‘통일경제특구법’이 제출됐다.
이 같은 정부 구상과 의원입법들은 대부분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았다. 다른 경제자유구역 등과 비교해 무엇이 다른 것인가에 관한 ‘콘셉트’ 문제와 부처별로 난마처럼 얽혀 있는 규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가 걸림돌로 작용한 탓이다. 19대 국회 때 올라온 6개 법안만 해도 부처별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해 결국 만료 폐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개발과 국제 사회 제재라는 외부 변수가 극복되지 못하는 한 공허한 논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올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역대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20대 국회 때 제출된 통일경제특구 관련 법안 6개를 모아 ‘대안입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작년 11월 외교통일위원회 소위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6개 법안에 대한 통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 8개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핵심 부처인 통일부와 국토교통부가 의견차를 좁혔다”며 “기획재정부 관할인 조세특례제한법 등 동반 개정이 필요한 세제 관련 법안 처리만 남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기재부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톱 인허가제로 ‘속도전’
정부 대안입법의 핵심은 ‘원스톱 인허가제’ 도입이다. 인허가 의제 제도를 적용해 부처별로 갖고 있는 인허가권 남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구 입주 허가 하나 받는 것만으로 나머지 각종 인허가, 특허, 지정 등의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다. 특구 조성에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입주 기업 범위에 대해서도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는 남북 경협기업 또는 북한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 및 그 연관기업을 우선으로 하되, 외국 기업들도 한반도 평화라는 ‘콘셉트’에 부합하면 입주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게 골자다. 통일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구와 관련해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특별구역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선 당초 통일부 장관이 위원장, 국토부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는 것에서 두 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의견차가 좁혀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구의 개발계획 확정도 통일부와 국토부 장관 공동으로 하되, 실시계획 승인 권한은 국토부가 보유하기로 했다.
정부의 단일안이 마련되면서 국회 논의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조만간 소위를 열어 통일부로부터 정부안에 대한 설명을 들을 계획이다. 북한 핵개발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외통위 소위에서 야당 의원들도 특구법 제정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역 이기주의 극복이 관건
향후 최대 논란은 특구를 어디로 지정할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원들마다 자기 지역을 지정해달라고 할 게 뻔하다”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지난해 11월22일 외통위 소위에서)고 말한 바 있다. 파주만 해도 ‘제2의 개성공단’을 파주에 건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천·동두천은 DMZ 생태관광과 경제특구의 연계를, 강원 고성군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동해안선 연결을 내세우며 특구 지정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의 합의 내용을 최대한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향후 논의될 과제 중 하나다. 정부 관계자는 “한반도 물류 지도가 어떻게 그려질 것인지도 감안해야 한다”며 “아울러 특정 민간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준다는 의혹도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경제적으로 낙후된 경기 북부 등 남북한 접경지역을 특구로 지정하자는 아이디어는 역대 정부마다 단골처럼 등장했다. 2011년 이명박 정부는 2030년까지 18조8000억원을 들여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생태관광벨트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에도 황진하 의원( 옛 새누리당 파주을) 등이 제출한 법안을 포함해 6건의 ‘통일경제특구법’이 제출됐다.
이 같은 정부 구상과 의원입법들은 대부분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았다. 다른 경제자유구역 등과 비교해 무엇이 다른 것인가에 관한 ‘콘셉트’ 문제와 부처별로 난마처럼 얽혀 있는 규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가 걸림돌로 작용한 탓이다. 19대 국회 때 올라온 6개 법안만 해도 부처별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해 결국 만료 폐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개발과 국제 사회 제재라는 외부 변수가 극복되지 못하는 한 공허한 논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올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역대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20대 국회 때 제출된 통일경제특구 관련 법안 6개를 모아 ‘대안입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작년 11월 외교통일위원회 소위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6개 법안에 대한 통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 8개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핵심 부처인 통일부와 국토교통부가 의견차를 좁혔다”며 “기획재정부 관할인 조세특례제한법 등 동반 개정이 필요한 세제 관련 법안 처리만 남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기재부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톱 인허가제로 ‘속도전’
정부 대안입법의 핵심은 ‘원스톱 인허가제’ 도입이다. 인허가 의제 제도를 적용해 부처별로 갖고 있는 인허가권 남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구 입주 허가 하나 받는 것만으로 나머지 각종 인허가, 특허, 지정 등의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다. 특구 조성에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입주 기업 범위에 대해서도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는 남북 경협기업 또는 북한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 및 그 연관기업을 우선으로 하되, 외국 기업들도 한반도 평화라는 ‘콘셉트’에 부합하면 입주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게 골자다. 통일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구와 관련해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특별구역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선 당초 통일부 장관이 위원장, 국토부 장관이 부위원장을 맡는 것에서 두 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의견차가 좁혀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구의 개발계획 확정도 통일부와 국토부 장관 공동으로 하되, 실시계획 승인 권한은 국토부가 보유하기로 했다.
정부의 단일안이 마련되면서 국회 논의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조만간 소위를 열어 통일부로부터 정부안에 대한 설명을 들을 계획이다. 북한 핵개발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외통위 소위에서 야당 의원들도 특구법 제정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역 이기주의 극복이 관건
향후 최대 논란은 특구를 어디로 지정할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원들마다 자기 지역을 지정해달라고 할 게 뻔하다”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지난해 11월22일 외통위 소위에서)고 말한 바 있다. 파주만 해도 ‘제2의 개성공단’을 파주에 건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천·동두천은 DMZ 생태관광과 경제특구의 연계를, 강원 고성군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동해안선 연결을 내세우며 특구 지정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의 합의 내용을 최대한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향후 논의될 과제 중 하나다. 정부 관계자는 “한반도 물류 지도가 어떻게 그려질 것인지도 감안해야 한다”며 “아울러 특정 민간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준다는 의혹도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