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더 비싸도 목표보다 2배 팔려
삼성 '셰프컬렉션'
냉장고 기능 강화, 소비자 인기 높아
현대車 '제네시스'
기아車 '더K9'
고급세단 입지 굳혀
수익률 높이려면 제품에 품격 입혀야
력셔리 이미지 위해… 기업들, R&D 박차
프리미엄 이미지로 소비자에 어필
LG그룹은 계열사마다 각종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며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TV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AI, 로봇, 자동차부품 등 성장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올레드TV 판매량 목표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높였다. LG전자는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해 가전 분야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레드TV와 세탁기, 냉장고 등을 시작으로 시그니처 브랜드를 적용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시그니처는 일반 프리미엄 제품보다 1.5~2배 이상 가격이 높은데도 당초 목표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2016년 3월 시그니처 브랜드를 처음 출시한 후 지난해까지 약 40개국까지 출시 국가를 확대했다.
삼성전자의 최고급 냉장고 ‘셰프컬렉션’도 다른 회사의 동급 냉장고보다 가격이 2~4배 비싸다. 하지만 육류와 생선 등 직접 먹는 식자재를 최상의 상태로 신선하게 보관하는 냉장고 본연의 기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전문적인 요리 지식을 가진 셰프(요리사)들의 의견을 상품 기획 단계에서 반영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와 대형 세단 K9,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 11월 국내에 고급차 브랜드를 출범시키면서 당시 해외 시장에서 명차로 인정받던 제네시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네시스는 세계 시장에서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차는 최근 기존 모델을 완전 변경한 ‘더 K9’을 출시하며 고급 세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나섰다.
AI로 차별화 시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은 철저하게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다. 소비자들이 미처 느끼지도 못하던 조그마한 불편들을 찾아내거나 편의성을 추가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2018년형 무풍에어컨은 AI 기술을 통해 전원을 껐다 켰다 하지 않아도 온도와 습도가 저절로 조절된다. 1주일 정도만 사용하면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사용자가 덥다고 느낄 때 스스로 켜져 작동하고 실내 온도가 내려가면 자동으로 전원을 끈다. 무풍에어컨은 한여름 하루 종일 찬바람을 쐬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개선하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찬바람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구멍으로 바람을 내보내는 혁신 기술을 이뤄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부품·모듈 제조사인 현대모비스는 독자 개발한 최첨단 주차 및 제동 시스템을 생산한다. 원격 전자동 주차시스템(RSPA)은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서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차가 12개 초음파 센서 등을 활용해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차량 주차공간을 미리 확인한 뒤 차에서 내려 반경 4m 안에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주차된 차량을 차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 조종해 주차공간에서 빼낼 수도 있다. 기술력에 집중 투자
SK그룹은 각 계열사가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재 양산 중인 업계 최고 적층 4세대(72단) 3D 낸드를 사용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4세대(72단) 512Gb(기가비트) 3D 낸드플래시 기반으로 최대 4TB(테라바이트) 용량을 지원하는 SSD 개발을 마치고 기업용 SSD 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512Gb 낸드를 사용하면 같은 면적에서 256Gb를 이용할 때보다 2배 높은 용량의 SSD 제품을 만들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및 리튬 2차전지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특화한 세라믹 코팅 분리막을 발판으로 2020년까지 습식 리튬 2차 전지 분리막 시장 1위로 나서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QLED TV는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양자점)이라는 신소재를 패널 소재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2001년 삼성종합기술연구원에서 퀀텀닷 연구를 시작한 지 17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