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식품업계에 ‘에스닉 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 에스닉 푸드는 ‘민족’을 뜻하는 에스닉(ethnic)과 음식(food)이 결합한 단어다.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 세계 각지의 전통 방식을 따르는 음식으로 독특한 향신료를 사용해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 에스닉 푸드가 ‘이국적 메뉴’에서 ‘일상적 메뉴’로 탈바꿈하면서 동남아의 고추장이라 불리는 스리라차 소스, 중동의 김치라 불리는 허머스 등이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동남아 여행 다변화 영향
한국인의 밥상에서 외국 음식은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었다. 쌀국수는 베트남이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식, 피자도 이탈리아가 아니라 미국식, 카레는 노란 분말로 된 일본식을 수십 년간 따랐다. 하지만 해외여행이 일상화되고 음식에 관한 정보량이 늘어나면서 현지 ‘정통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에스닉 푸드 열풍의 진원지는 외식업계다. 수년 전부터 ‘강가’ ‘타지’ 등 인도 음식 전문점, ‘생어거스틴’ 등 태국 음식 전문점, ‘허머스 키친’ 등 중동 음식 전문점이 서울 시내 핵심 상권에 자리잡았다. 태국이나 인도식 커리는 밀가루를 반죽해 넓게 펴 구운 ‘난’이나 흰쌀밥, 구운 고기 등과 함께 먹는다. 이들 메뉴는 외식에는 적합하지만 집에서 해먹기는 어려웠다. 전통 향신료인 가람마살라, 케이엔페퍼, 코코넛크림, 병아리콩 등 들어가는 재료가 많고 레시피가 낯설기 때문이다.
에스닉 푸드는 해외여행 급증과 맞물리며 최근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 대비 56.4% 증가한 241만5245명, 태국은 전년 대비 16.7% 증가한 170만9070명에 달했다.
해외에서 정통식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면서 집밥용 간편식 소스 시장도 커졌다. 국내 소스시장은 2014년 1393억원에서 지난해 1767억원 규모로 약 26.8%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된장, 고추장, 굴소스 등의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했지만 동남아 요리에 들어가는 소스와 파스타 소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스리라차 라면·커리 과자…
에스닉 푸드의 인기를 반영한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지난달 30일 게살 뿌팟퐁커리, 병아리콩 반달루커리, 치킨 마크니커리, 비프 코르마커리를 ‘월드 테이블 커리소스’라는 이름으로 내놨다. 전자레인지 또는 팬에 2~3분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병 소스다.
김영선 대상 마케팅본부 팀장은 “동남아 및 중동 요리를 외식으로 즐기는 20~30대가 많아지면서 집에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정통 커리 소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수 과자인 빙그레 꽃게랑은 올 들어 동남아 카레맛으로 재탄생했다. 삼양식품은 동남아의 매운맛 소스인 ‘스리라차’로 불닭볶음면과 라면 스낵을 선보였다.
외식업계도 정통 가정식을 내세우는 곳이 늘고 있다. 일본 가정식, 대만 가정식, 멕시칸 가정식 등 소박하지만 정통 방식에 기반한 업종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성장세가 가장 빠른 외식 브랜드는 ‘분짜라붐’ ‘에머이’ 등 베트남 정통 방식의 생면 쌀국수와 비빔면인 분짜 등을 주력으로 하는 곳들이다. 1년 새 분짜라붐은 21개, 에머이는 113개로 매장 수가늘었다.
호텔업계도 에스닉 푸드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는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키친에서 호텔 레스토랑 11인의 셰프 대표 메뉴를 내놓는 ‘I-셰프 프로모션’을 오는 8일까지 운영한다. 독일 인도 아랍 출신 수석셰프들이 내놓는 대표 메뉴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올해로 개장 4년차를 맞은 레고랜드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개장 첫해 622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49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서 먼 거리, 휴식 공간 부족, 식음료 부족, 스릴형 어트랙션 부족 등이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겨울철에는 운영일을 줄이고 운영 시설도 축소 운영하는 등 고정비 줄이기에 나섰지만, 수익 개선이 쉽진 않은 상황이다. 레고랜드가 파격적인 세일 행사를 벌이면서 모객에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입장료가 다소 비싸다는 비판을 인식한 듯, 파격적인 연간회원권 가격을 들고 나왔다. 전세계 레고랜드 연간회원권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레고랜드는 기존의 연간회원권 판매를 일시 중지하고 '엘리트 패밀리 패스'와 '엘리트 패스' 2종의 연간회원권을 오는 14일 오후 2시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엘리트 패밀리 패스는 3인 이상 구매가능한 연간회원권으로 1인당 9만9000원을 내고 일년간 날짜 제한없이 입장이 가능하다. 특히 1년간 주차를 지원한다. 기존에는 4시간 이상 이용시 1만2000원을 주차비로 내야했다. 여기에 식음료 10%, 상품 할인 10%, 호텔 할인 20% 혜택까지 제공한다. 이는 국내 테마파크 연간회원 가격 중 가장 싼 수준이다. 정가 이용권 가격을 기준으로 2번만 방문해도 연간회원 가격이 넘는다. 3인 미만인 경우에는 '엘리트 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는 1인 11만9000원이다. 이 또한 기존 연간회원권의 최저가 수준이다. 기존 연간회원권 중 날짜 제한이 있고 혜택이 적은 연간회원권보다도 저렴하다. 레고랜드가 벌이는 할인 혜택은 업계에서도 파격적인 수준으로 꼽힌다. 그만큼 레고랜드가 모
교촌이 7일 창립 이래 처음으로 '양념치킨'을 내놨다. 그동안 간장과 매운 양념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던 교촌 치킨이 한국 치킨의 기본양념과도 같은 '양념치킨'을 내놓은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치킨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교촌이 양념치킨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란 메시지도 될 수 있고, 교촌이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메뉴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문제는 맛이다. 간장 양념은 교촌이 1등일지 몰라도 양념치킨은 다르다. BBQ, 페리카나, 처갓집양념통닭 등 양념치킨의 강자가 수두룩하다. 교촌이 소스에 있어선 경쟁력이 있다지만 어떤 양념치킨 맛을 구현했을지, 또 어떻게 차별화됐을지 기자가 직접 출시 당일 '내돈내산'으로 먹어보고 냉정하게 평가해보기로 했다.양념치킨의 비주얼은 경쟁 업체와 다소 달랐다. 경쟁 업체의 경우 올리고당 등을 사용해 양념자체가 좀 더 흐르고 윤기나는 편이다. 교촌 치킨은 양념을 치킨에 묻힌 듯, 꾸덕한 느낌을 줬다. 보기만 해서는 매울 것 같다는 느낌을 줬지만 실제 맛은 전혀 맵지 않았다. 기존의 교촌 레드소스와 차별점을 두려는 목적 같았다. 페리카나나 BBQ보다는 확실히 덜 단 양념치킨 맛이었다. 덜 달고 덜 맵기 때문에 남녀노소 첫 맛은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간에 있었다. 양념 치킨이지만 간이 셌다. 덜 달고 덜 매울 때 간이 약하면 양념 자체의 특색이 사라질 수 있다. 이를 염두한 듯 간 자체는 좀 짜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 기자는 음식을 짜게 먹는편이다. 그럼에도 3조각 가량을 먹으니 치킨무를 한번에 2개씩 먹어야 할 정도의 염도가 혀끝에 느껴졌다. 밥과 함께 먹기엔 좋겠지만, 그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년 동안 1% 남짓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인당 GNI는 3만6624달러로, 2023년(3만6194달러)에 비해 1.2% 증가했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대만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대만 1인당 GNI는 3만5188달러고, 일본의 경우 공개된 전체 GNI에 한은이 환율과 인구수를 넣어 계산해보니 3만4500달러를 조금 상회한 것 같다"며 "전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1인당 GNI가 일본, 대만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국민의 평균 생활수준 보여주는 지표국가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이 있지만 개인의 삶의 질까지 다 설명하진 못하는 한계가 있다. GNI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GNI는 그 나라 사람들의 평균적인 소득·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통계로 널리 쓰인다. GDP 세계 1위는 항상 미국이지만, 1인당 GNI 순위에서는 유럽과 중동 등의 강소국이 미국을 앞서기도 한다.GNI는 국민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생산 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총소득을 뜻한다. GDP에서 자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은 빼면 GNI를 구할 수 있다.한국의 1인당 GNI는 6·25전쟁이 끝난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다. 경제가 고속 성장에 시동을 걸면서 1977년 1000달러, 1994년 1만 달러, 2006년에는 2만 달러, 2014년에는 3만 달러를 넘어섰다. 보통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돌파하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강 부장은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만 비교하면 우리나라보다 1인당 GNI 규모가 큰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라며 "아직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