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을 받는 이대 조형예술대 교수를 성토하는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 사진=연합뉴스
성추행 의혹을 받는 이대 조형예술대 교수를 성토하는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으로는 성희롱·성폭력 등 성비위를 저지른 사립학교 교원도 국·공립 교원과 동일하게 교육공무원 징계기준을 적용받는다. 성희롱 관련 공무원 징계 내용을 한층 세분화하며 2차 피해 관련 징계기준도 신설한다. 교육 분야 미투(나도 고발한다) 관련 법령 정비 차원이다.

교육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논의된 제도 개선안을 반영한 것이다.

현행 법령상 국공립 교원에는 교육공무원 징계양정기준을 적용하는 데 반해 사립 교원에 대해서는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성비위를 저지른 사립 교원의 경우 징계권자 재량에 따라 비교적 경미한 징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문위는 성비위 사안에 한정해 사립 교원도 국공립 교원과 동일한 수준의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사학법 시행령 개정을 권고했다. 또한 성비위를 고의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게끔 했다.

미성년자와 성인에 대한 성희롱을 구분하고 성풍속비위와 관련한 세분화된 징계기준을 마련하는 동시에 피해자에 대한 따돌림, 부당한 인사 조치, 폭언 등 2차 가해에 대한 징계기준도 신설키로 했다.

추진단은 성희롱·성폭력 사안 발생시 전수조사 의무화, 예방교육, 피해자 상담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대응매뉴얼 개발 및 보급 계획도 내놓았다.

자문위는 월2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며 추진단은 올 하반기까지 자문위 권고를 토대로 사학법 시행령,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의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교육청의 성비위 근절 운영체계 및 사건 처리절차 확인을 위해 3일부터 8주에 걸쳐 17개 시·도교육청 대상 합동 실태점검을 실시한다. 사안 발생시 대응 및 재발방지 노력, 사건의 고의 은폐·축소 여부, 징계처분 기준 준수 여부 등 실제 단계별 대응·처리 절차가 적절했는지 중점 확인할 예정이다.

추진단 총괄대책반장인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및 제도개선 사항이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피해자 보호를 가장 우선시하면서도 가해 교원 처벌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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