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이란핵합의 수정" 협공… EU "합의 유지" 방어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란 거짓말 증거" 이스라엘 주장에 트럼프 "내가 옳았다" 동조
마크롱 "폭넓은 협상 준비해야"…재협상 필요성 시사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시한(5월 12일)을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 합의 파기를 내세우며 협공에 나서자 유럽연합(EU) 각국이 핵 합의를 준수하자고 한 목소리를 내며 일제히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판하며 수정하지 않을 경우 파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이에 맞서 이란은 핵 합의의 어떤 내용도 수정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경제 제재 일부를 해제하기로 한 협정이다.
당시 유럽을 이끄는 독일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했다.
어떤 식으로든지 파기 만은 막아야 한다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 3개국은 이란 탄도미사일 개발 감시, 핵프로그램 제한의 시한 폐지, 이란의 중동 내 갈등(시리아와 예멘 내전) 개입 중단 등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핵합의'를 내놨지만, 이란의 반발로 중재에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여기에 이란과 앙숙관계인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이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핵합의 무효화를 외치고 미국이 이에 동조하면서 미국, 이스라엘과 핵합의를 지키려는 이란, EU 3개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부에서 현지 TV에 생중계된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이란이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 중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로젝트 아마드'로 불리는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내용이 담긴 5만5천쪽의 문서와 CD(콤팩트디스크) 183장을 몇 주 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내 말이 100% 옳았다는 점이 진실로 입증됐다"고 반겼고 백악관도 "이란은 부정직한 행위자였고 당시 합의도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핵 합의 파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발표 내용은 이란이 핵합의 이전인 1999∼2003년 진행한 핵무기 개발 계획에 관한 것으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조차 이란이 지금껏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는 네타냐후 총리 주장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국가안보연구소의 에밀리 란다우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정보는 없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의 뼈대에 살을 붙인 것"이라고 평했다.
NYT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여전히 개발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지난 2월 이란에 침투해 핵 활동 관련 자료를 훔쳤고 네타냐후 총리가 3월 워싱턴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5월 12일 이전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귀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이 사전 협의를 거쳐 협공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공에 프랑스, 영국 등 이란 핵합의에 참여한 EU 각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 오히려 "핵합의 준수의 필요성을 더 키웠다"며 핵합의 수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1일 네타냐후 총리가 제공한 자료를 검토해보겠으나 "그의 주장은 핵합의의 타당성을 강화한다"는 입장이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우리가 왜 이란 핵합의를 필요로 하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성명을 내 "이란은 핵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핵합의는 이란 정부의 현재 핵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고 "그렇기 때문에 애당초 우리가 협상을 진행했고 합의에 서명한 것"이라며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누구도 역내 전쟁이나 긴장 격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훨씬 더 넓은 협상과 거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반영한 재협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주장에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이라고 칭하고 미국의 이란 핵합의 파기를 부추기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공격수위를 높이자 이란도 핵합의 수정안을 제시하며 중재에 나선 EU 3개국을 자국의 편으로 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외교안보 분석 업체 스트랫포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유예를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이란 정부가 "EU와 미국을 분열시켜 미국 제재의 효력을 무력화하고자 EU와 미국을 분열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프레젠테이션 직후 이란 관료들이 이를 조롱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도 자칫 EU와의 관계가 소원해질까 우려한 듯 이스라엘을 겨냥한 도발적 위협에는 이르지 않았다.
/연합뉴스
마크롱 "폭넓은 협상 준비해야"…재협상 필요성 시사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시한(5월 12일)을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 합의 파기를 내세우며 협공에 나서자 유럽연합(EU) 각국이 핵 합의를 준수하자고 한 목소리를 내며 일제히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판하며 수정하지 않을 경우 파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이에 맞서 이란은 핵 합의의 어떤 내용도 수정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경제 제재 일부를 해제하기로 한 협정이다.
당시 유럽을 이끄는 독일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했다.
어떤 식으로든지 파기 만은 막아야 한다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 3개국은 이란 탄도미사일 개발 감시, 핵프로그램 제한의 시한 폐지, 이란의 중동 내 갈등(시리아와 예멘 내전) 개입 중단 등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핵합의'를 내놨지만, 이란의 반발로 중재에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여기에 이란과 앙숙관계인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이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핵합의 무효화를 외치고 미국이 이에 동조하면서 미국, 이스라엘과 핵합의를 지키려는 이란, EU 3개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부에서 현지 TV에 생중계된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이란이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 중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로젝트 아마드'로 불리는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내용이 담긴 5만5천쪽의 문서와 CD(콤팩트디스크) 183장을 몇 주 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내 말이 100% 옳았다는 점이 진실로 입증됐다"고 반겼고 백악관도 "이란은 부정직한 행위자였고 당시 합의도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핵 합의 파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발표 내용은 이란이 핵합의 이전인 1999∼2003년 진행한 핵무기 개발 계획에 관한 것으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조차 이란이 지금껏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는 네타냐후 총리 주장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국가안보연구소의 에밀리 란다우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정보는 없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의 뼈대에 살을 붙인 것"이라고 평했다.
NYT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여전히 개발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지난 2월 이란에 침투해 핵 활동 관련 자료를 훔쳤고 네타냐후 총리가 3월 워싱턴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5월 12일 이전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귀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이 사전 협의를 거쳐 협공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공에 프랑스, 영국 등 이란 핵합의에 참여한 EU 각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 오히려 "핵합의 준수의 필요성을 더 키웠다"며 핵합의 수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1일 네타냐후 총리가 제공한 자료를 검토해보겠으나 "그의 주장은 핵합의의 타당성을 강화한다"는 입장이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우리가 왜 이란 핵합의를 필요로 하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성명을 내 "이란은 핵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핵합의는 이란 정부의 현재 핵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고 "그렇기 때문에 애당초 우리가 협상을 진행했고 합의에 서명한 것"이라며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누구도 역내 전쟁이나 긴장 격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훨씬 더 넓은 협상과 거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반영한 재협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주장에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이라고 칭하고 미국의 이란 핵합의 파기를 부추기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공격수위를 높이자 이란도 핵합의 수정안을 제시하며 중재에 나선 EU 3개국을 자국의 편으로 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외교안보 분석 업체 스트랫포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유예를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이란 정부가 "EU와 미국을 분열시켜 미국 제재의 효력을 무력화하고자 EU와 미국을 분열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프레젠테이션 직후 이란 관료들이 이를 조롱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도 자칫 EU와의 관계가 소원해질까 우려한 듯 이스라엘을 겨냥한 도발적 위협에는 이르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