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최대주주 MBK는 전국 40개 홈플러스 매장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를 설립해 이를 연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2일 투자은행(IB)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분 100%를 보유한 매장 중 전국 40개 점포를 인수하는 리츠를 설립한 뒤 리츠 지분 80%를 주식시장에서 공모한다.

홈플러스 전체 매장은 총 142개며 이 가운데 지분 100%를 보유한 점포는 80개다. 신설 리츠가 인수할 40개 점포의 감정가는 4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체 상장규모가 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게 투자은행(IB)업계의 전망이다.

상장 후 홈플러스는 리츠 지분 2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리츠에 부동산을 넘기더라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어 점포 영업은 계속한다. 홈플러스는 상장으로 확보하는 자금을 점포 리뉴얼 등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골드만삭스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조(兆) 단위 규모의 리츠가 상장하는 것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례여서 성공 시 대규모 리츠 상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IB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리츠 ‘이리츠코크렙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는 오는 6월 상장을 추진 중이다.

신한리츠운용도 최근 매입한 판교 알파돔시티 6-4구역과 신한금융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사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를 올 연말 상장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상장 리츠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시가가 수백조원에 이를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투자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면서 지분 참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며 “해당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나 일본에 비해 소외돼 있던 한국 리츠 시장이 활성화돼 해외 투자자의 발길을 모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