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문제 중 하나가 갑질 문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우월적 지위에 의한 비평등한 문화가 만연해 있는데, 이는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권위주의적 문화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Global View & Point] 기업 병들게 하는 무례함… 조직 성공 이끄는 정중함
문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사회적인 약자들이 더 이상 참고 인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갈등과 계층 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더불어 이런 갈등은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조직 문화와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국가는 물론 기업 경쟁력 향상을 고민하는 지금, 기업과 개인이 새로운 인권의식의 함양과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간이다.

첫 번째, 미국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크리스틴 포래스가 지은 《무례함의 비용》이라는 저서에 따르면 여러 문화권의 기업과 조직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무례함을 용인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며, 이는 20여 년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Global View & Point] 기업 병들게 하는 무례함… 조직 성공 이끄는 정중함
포래스 교수는 17개 국가 800명의 중간관리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빈정, 조롱, 폄하, 모욕 등 다양한 무례함은 조직 내 인간관계를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특히 조직 내 상사들의 무례함은 상대방의 인지능력을 앗아가고 성과와 창의성을 박탈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런 다양한 무례함은 평균적으로 조직 실적을 66% 약화시키고 조직 헌신성을 78% 떨어뜨리며, 주목할 만한 것은 고객을 상대로 화풀이하는 비율이 25% 증가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사회적 병폐를 해결하고 의식 있는 조직과 사회문화를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두 번째, 구글 픽사를 포함한 포천 500대 기업과 유엔 등 글로벌 조직들을 조사한 결과 뛰어난 성취를 이룬 개인과 기업의 가장 공통적인 성공 요인과 미래 성장의 감성적 발전 분야에서 ‘진정성과 정중함’이 중요한 요건으로 꼽혔다.

정중함(civility)이란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나 인정으로 존중의 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정중함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긍정적이며 가치 있게 한다.

개인과 기업이 정중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가지려면 정서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늘 무례함에 찌들어 있는 조직과 개인이 어떻게 주변 고객들에게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 정중함과 진정성을 보일 수 있을까?

과거 뉴욕타임스는 ‘품위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미국 정치에서 품위가 사라지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내용이었다. 품위의 정치인이라고 회자되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10가지 예절의 법칙’을 수첩에 옮겨 적은 뒤 평생 실천하며 살았다고 한다. 많은 기업과 조직이 고객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작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과 제품은 많지 않다.

사랑받고 싶은가? 정중함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 상하 간에 무례함을 배제하고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정중함과 진정성을 먼저 문화로 공유해야 한다. 고객은 정중함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최기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