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조사 대상 사건 11건과 사전 조사 대상 5건에 대한 선정 배경과 조사 계획을 3일 밝혔다. 대부분 검찰이 증거를 은폐했거나 수사 내용을 유출해 인권을 침해하고 유력인에 대해 ‘봐주기’식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법무부는 검찰에 의한 인권침해 또는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과거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로하고 지난해 12월 과거사위를 발족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은 검찰의 필적 감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PD수첩 사건에선 과도한 압수수색과 방송작가의 이메일을 일부 언론에 흘리는 등 인권 침해 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남산 3억원 제공 관련 신한금융 사건의 경우 3억원 조성 경위와 보관방법이 분명 했지만 라모 전 회장 등 관련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해서도 “김 전 차관의 성관계에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이 입증이 안됐다”며 부실수사라고 강조했다. 사전조사 대상인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선 유력인에 대한 봐주기 수사가 있었고 용산철거 사건에서도 편파적인 수사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과거사위의 권한이 적어 조사가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이 실장은 “현직 검사가 조사를 거부할 경우 강제할 권한이 없다”면서도 “어느정도 성과가 나올만한 사건만 선정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