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한동안 부진했던 중국시장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1~4월 누적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중국시장의 선전에 힘입어 글로벌 판매량도 늘고 있다. 다만 중국과 함께 ‘빅2’ 자동차시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여전히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10만3109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3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1.9%, 전월 대비 5.7% 늘었다. 현대차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0.0% 늘어난 7만7대, 기아차가 106.2% 증가한 3만3102대를 팔았다. 지난해 3월 이후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지난 3월 이후 두 달 연속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의 중국형 아반떼 링둥이 1만9300대 팔려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10일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씨노도 첫 달부터 4385대 판매됐다.

기아차 차량 중에서는 소형 세단 K2와 K3가 각각 9818대, 7983대 팔렸다. 지난달 18일 시장에 내놓은 중국형 스포티지(즈파오)는 483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엔씨노와 즈파오 등 중국 맞춤형 SUV가 출시되자마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는 올해 중국시장 판매목표인 135만 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2016년 중국에서 179만2022대를 팔았지만, 지난해에는 114만5012대밖에 못 팔았다.

반면 미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줄었다. 4월 판매량은 10만6648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4% 감소했다. 1~4월 누적 판매량은 38만24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 줄었다.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형 SUV 및 픽업트럭 라인업이 부족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 맞춤형 신차를 꾸준히 출시해 판매량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