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소비자 만족과 '선택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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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소비자 만족과 '선택의 역설'](https://img.hankyung.com/photo/201805/07.14585192.1.jpg)
창업 후 어려움에 직면한 소상공인은 취급 상품이나 메뉴를 늘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매출액을 높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선택지와 관련된 트렌드가 하나 있다. 가능한 한 선택지를 불필요하게 늘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마트나 백화점에서 접하는 제품 수는 많이 늘었다. 미국은 1949년 식료품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물품이 3700여 가지였는데 오늘날에는 4만5000종이 넘는다. 하지만 이 중 일부만이 매장에 진열된다. 매장 관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보다 쉽게 이끌어내려는 이유가 더 크다.
![[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소비자 만족과 '선택의 역설'](https://img.hankyung.com/photo/201805/AA.16628559.1.jpg)
배리 슈워츠 미국 스와스모어대 심리학과 교수는 잼을 이용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을 쇼핑센터에 데려가 잼을 구매하도록 했다. 한 그룹에는 6개의 잼을 보여줬고, 또 다른 그룹에는 24개의 잼을 보여줬다. 실험 결과 24개의 잼이 진열돼 있을 때 해당 매장을 더 많이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놀라운 사실은 정작 최종 구매량은 6개의 잼이 진열됐을 때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슈워츠 교수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소비자로 하여금 최종 선택을 주저하게 했고 결국은 소비자를 쫓아내게 했다고 실험 결과를 설명했다.
단순히 선택지를 늘리는 것은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소수의 제품이라도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갖추는 것이 판매량을 늘리고 재고 부담도 줄여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손쉬운 길이다.
박정호 < KDI 전문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