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 강세에도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말 외환보유액은 3984억2000만 달러로 전달(3967억5000만 달러)보다 16억7000만 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증가세가 잠시 주춤했다가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어나면서 4000억 달러를 눈 앞에 두게 됐다. 외환보유액이 늘었다는 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의미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것은 달러화 강세에도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꾸준히 늘어서다. 주요 6개국 통화를 대상으로 산정한 미 달러화(DXY) 지수는 91.8로 한 달 전에 비해 2.1% 상승했다. 반면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1.5%, 파운드화는 1.9% 떨어졌다. 엔화와 호주 달러화도 각각 2.4%와 1.4%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 기타 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지만 외화자산 운용 수익이 증가해 전체적인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투자 확대로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은 전달보다 70억7000만 달러 늘어난 370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신 예치금은 238억2000만 달러에서 184억8000만 달러로 53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3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3조1428억 달러)이 1위를 지킨 가운데 일본(1조2683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