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밴은 덩치가 커 가속 반응이 더딜 거란 편견을 갖기 쉽다. 하지만 2018년형 코란도 투리스모(사진)는 공차 중량이 2280㎏인데 주행 감성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맞춰져 있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상품 변경 시 ‘SUV 같은 미니밴’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올초 부분 변경해 내놓은 코란도 투리스모를 몰아봤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인천 강화군 석모도까지 2시간가량 운전했다. 석모도에는 지난해 6월 섬과 강화도를 잇는 다리(석모대교)가 놓였다. 배를 타고 이동하던 시절과 달리 차량 이동이 수월해 주말에 가족 단위 나들이 차량이 붐비는 곳이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미니밴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아자동차 카니발의 경쟁 모델로 꼽힌다. 9인승 및 11인승 차량이어서 카니발과 같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다는 게 특장점이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4열시트를 갖춘 9인승 모델이었다. 시트는 플랫, 폴딩, 더블폴딩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했다. SUV보다 넓은 실내공간의 넉넉함이 눈에 띄었다. 뒷좌석 2~4열까지 시트를 모두 접으면 조립식 이케아 가구도 여러 개 담아서 집으로 갖고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파워트레인은 유로6 규제를 충족한 2.2L 디젤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빌려온 7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중저속 1400~2800rpm에서 최대 가속 성능을 내도록 맞춰졌다. 최대 출력과 토크는 각각 178마력, 40.8㎏·m다. 타이어는 18인치 휠로 사이즈를 키워 고속 주행에 좀 더 안정감을 부여했다. 변속기는 운전 중에도 수동모드 조작이 가능했다. 레버 좌측에 있는 팁(Tip) 스위치를 조작해 도심 주행 시 엔진회전 반응을 낮출 수 있었다. 6~7단 기어를 잘 활용하면 1500rpm 선에서 시내에서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전면 얼굴은 대형 모델에 걸맞게 그릴을 키웠고 후드는 캐릭터라인을 입혔다. 요즘 추세인 LED(발광다이오드) 주간주행등도 추가됐다. 실내는 속도 및 토크 계기판이 대시보드 상단에 자리한 것이 특징. 운전석 미니 계기판은 속도와 연비, 주행거리 등을 안내했다.

전자식 상시4륜구동(4WD)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경쟁 모델 중 유일하게 4WD 시스템을 갖췄다. 쌍용차는 평상시 뒷바퀴 굴림으로 달리다가 4H(고속 4륜구동) 또는 4L(저속 4륜구동)로 전환하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운전석 시트 포지션이 높아 승차감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싼타페나 쏘렌토 등 도심형 SUV와 비교해도 앉은 자세가 높았다.

석모도에 도착한 후 계기판을 보니 실주행 연비는 9.8㎞/L가 찍혔다. 복합 연비는 L당 10.1㎞다. 서울 도심을 빠져나올 때까지 교통 혼잡 구간을 만났지만 장거리 주행이 많은 점이 반영됐다. 소비자 구매 비중이 높은 TX트림은 3014만~3076만원, RX는 3524만원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