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제주도 카페서 맘충 취급받았어요' 명예훼손 해당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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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 의견 및 전문가의 조언도 들어보는 [와글와글].
오늘은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를 동반해서 외출시 눈치를 봐야했던 부모들이라면 공감할 사연을 공유한다.
17개월 아들과 제주도에 여행갔던 한 부부와 카페 주인간에 벌어진 일을 간추렸다.
"제주도 가서 맘충 되고 왔어요"란 글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제주도 갈만한 카페를 검색하다가 골든리트리버가 있다는 해안가 카페를 방문하게 됐다.
카페를 찾아보니 개 근처에는 "물 수도 있다"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멀찍이서 아들과 보고 있는데 다가온 카페 주인 B씨가 "짖기도 한다"고 해서 창가로 가서 바다 풍경을 봤다는 것.
A씨 부부는 아이가 어리다보니 카페 소품을 만질 수 있어 케어하고 있었고 창밖을 보던 아이가 유리창에 입술을 대길래 물티슈로 자국을 닦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 아이가 의자를 건드려 소리가 났고 A씨가 이를 치우려 하자마자 B씨는 퉁명스럽게 "의자 치우세요"라고 경고했다.
A씨는 "커피를 마시고 나가려는데 아이는 또 유리창에 손을 댔고 아내가 이를 닦으려고 하자 B씨가 '손 못대게 하세요'라고 짜증을 부렸다"고 말했다.
잦은 지적에 화가 난 A씨는 "아기를 방치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아이가 싫으면 노키즈존이라고 써놓지 그랬느냐. 사람을 너무 불편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B씨 또한 소리를 지르면서 손님과 사장간의 싸움이 시작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B씨가 '난 아이를 낳아도 댁들 부부처럼은 안키운다'고 했다며 우리를 맘충 취급했다"고 서러워했다.
이에 A씨 아내는 눈물까지 흘렸고 "아이 키우는게 죄인이다"라고 말하며 카페를 나왔다고 한다.
A씨는 "혹시라도 아이 키우는 맘들이 있다면 참고하라"며 카페 상호 대신 소상한 위치를 공개했다.
여기까지가 A씨의 주장이라면 B씨의 입장은 또 달랐다.
이 글이 논란이 되자 주변에서 우려섞인 연락을 받았다는 B씨는 "'제주도 가서 맘충 되고 왔어요' 글의 카페주인이다"라며 자신의 입장을 항변했다.
B는 "부모들이 '우리 애가 그것 좀 했다고 이렇게까지 뭐라 하냐'고 하기 전 사장으로서 여러번 고민 끝에 꺼낸 얘기라는 걸 알아달라"면서 "저는 누가 욕해도 듣고 참고만 있는 사람은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준을 벗어나면 다른 손님들의 휴식을 위해서라도 미리 중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엎드려 있는 제 반려견 앞에서 아이가 소리를 질러 '개가 짖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며 아이가 손바닥으로 여러차례 유리창을 만져서 "유리창에 손 못대게 해달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원목 스툴을 여러 차례 끌어서 소음이 났고 의자로 유리창을 쳐서 '아이 의자를 치워달라'고 말했다"면서 "그래서는 안됐는데 감정적으로 손님과 언쟁을 벌이게 됐다"고 사과했다.
B씨는 "사업장에서 손님과 고성이 오가도록 언쟁을 한 것은 저의 잘못이 맞다"면서 "이 일로 카페 사장들과 아이를 둔 부모님 사이에 이상한 프레임이 씌워져 2차적인 논쟁이 번질까 조심스럽다. 신상을 언급하는 말들을 조심해달라"고 네티즌에게 당부했다.
이같은 B씨의 해명에 대해 A씨 측은 다시 글을 올렸다.
A씨는 "카페 주인이 우리 부부를 맘충으로 몰고가야 정당성을 확보하는 건 이해하지만 허위사실 유포를 해선 안된다"면서 "작성 글에 허위사실 및 댓글 상의 명예훼손에 대해 형사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아이가 더럽힌 유리창을 스스로 닦는 부모가 스툴로 유리창을 치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뒀겠느냐"면서 "동일IP를 통해 여러개 아이디로 우리를 맘충으로 몰아간 댓글을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서로의 주장이 다르니 형사고발 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수밖에 없다"면서 "그 시간대의 CCTV 영상이 남아있길 바란다"고 맺었다.
네티즌들은 A씨 글이 최초 게시됐을 땐 "그 카페 사장님 너무 예민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B씨의 글이 올라오자 "이래서 양쪽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한다", "양측 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글을 쓴 것 같다"고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이어 "명예훼손이 뭔지 모르고 글을 쓴 듯. A씨의 개인정보가 없는데, 맘충으로 몰았다고 명예훼손이 성립이 되나"라고 의문을 남겼다.
그렇다면 '맘충 취급을 받았다'고 억울해 한 A씨 부부가 B씨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을까.
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B가 우리집에 왔던 손님이 맘충이라고 했다고 치더라도 그 손님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A씨 사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사는 누구라는 정보도 없다"면서 "A씨의 주변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 해도 '내 친구다'라고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A씨가 B씨 카페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올린 것에 대해서는 "카페 욕한 것은 그 해당 카페로 특정이 되지 않나. 상호는 말 안했어도 알 수 있는 정보를 올렸기 때문에 명예훼손 또는 업무방해죄도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오늘은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를 동반해서 외출시 눈치를 봐야했던 부모들이라면 공감할 사연을 공유한다.
17개월 아들과 제주도에 여행갔던 한 부부와 카페 주인간에 벌어진 일을 간추렸다.
"제주도 가서 맘충 되고 왔어요"란 글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제주도 갈만한 카페를 검색하다가 골든리트리버가 있다는 해안가 카페를 방문하게 됐다.
카페를 찾아보니 개 근처에는 "물 수도 있다"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멀찍이서 아들과 보고 있는데 다가온 카페 주인 B씨가 "짖기도 한다"고 해서 창가로 가서 바다 풍경을 봤다는 것.
A씨 부부는 아이가 어리다보니 카페 소품을 만질 수 있어 케어하고 있었고 창밖을 보던 아이가 유리창에 입술을 대길래 물티슈로 자국을 닦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 아이가 의자를 건드려 소리가 났고 A씨가 이를 치우려 하자마자 B씨는 퉁명스럽게 "의자 치우세요"라고 경고했다.
A씨는 "커피를 마시고 나가려는데 아이는 또 유리창에 손을 댔고 아내가 이를 닦으려고 하자 B씨가 '손 못대게 하세요'라고 짜증을 부렸다"고 말했다.
잦은 지적에 화가 난 A씨는 "아기를 방치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아이가 싫으면 노키즈존이라고 써놓지 그랬느냐. 사람을 너무 불편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B씨 또한 소리를 지르면서 손님과 사장간의 싸움이 시작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B씨가 '난 아이를 낳아도 댁들 부부처럼은 안키운다'고 했다며 우리를 맘충 취급했다"고 서러워했다.
이에 A씨 아내는 눈물까지 흘렸고 "아이 키우는게 죄인이다"라고 말하며 카페를 나왔다고 한다.
A씨는 "혹시라도 아이 키우는 맘들이 있다면 참고하라"며 카페 상호 대신 소상한 위치를 공개했다.
여기까지가 A씨의 주장이라면 B씨의 입장은 또 달랐다.
이 글이 논란이 되자 주변에서 우려섞인 연락을 받았다는 B씨는 "'제주도 가서 맘충 되고 왔어요' 글의 카페주인이다"라며 자신의 입장을 항변했다.
B는 "부모들이 '우리 애가 그것 좀 했다고 이렇게까지 뭐라 하냐'고 하기 전 사장으로서 여러번 고민 끝에 꺼낸 얘기라는 걸 알아달라"면서 "저는 누가 욕해도 듣고 참고만 있는 사람은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준을 벗어나면 다른 손님들의 휴식을 위해서라도 미리 중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엎드려 있는 제 반려견 앞에서 아이가 소리를 질러 '개가 짖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며 아이가 손바닥으로 여러차례 유리창을 만져서 "유리창에 손 못대게 해달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원목 스툴을 여러 차례 끌어서 소음이 났고 의자로 유리창을 쳐서 '아이 의자를 치워달라'고 말했다"면서 "그래서는 안됐는데 감정적으로 손님과 언쟁을 벌이게 됐다"고 사과했다.
B씨는 "사업장에서 손님과 고성이 오가도록 언쟁을 한 것은 저의 잘못이 맞다"면서 "이 일로 카페 사장들과 아이를 둔 부모님 사이에 이상한 프레임이 씌워져 2차적인 논쟁이 번질까 조심스럽다. 신상을 언급하는 말들을 조심해달라"고 네티즌에게 당부했다.
이같은 B씨의 해명에 대해 A씨 측은 다시 글을 올렸다.
A씨는 "카페 주인이 우리 부부를 맘충으로 몰고가야 정당성을 확보하는 건 이해하지만 허위사실 유포를 해선 안된다"면서 "작성 글에 허위사실 및 댓글 상의 명예훼손에 대해 형사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아이가 더럽힌 유리창을 스스로 닦는 부모가 스툴로 유리창을 치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뒀겠느냐"면서 "동일IP를 통해 여러개 아이디로 우리를 맘충으로 몰아간 댓글을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서로의 주장이 다르니 형사고발 절차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수밖에 없다"면서 "그 시간대의 CCTV 영상이 남아있길 바란다"고 맺었다.
네티즌들은 A씨 글이 최초 게시됐을 땐 "그 카페 사장님 너무 예민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B씨의 글이 올라오자 "이래서 양쪽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한다", "양측 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글을 쓴 것 같다"고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이어 "명예훼손이 뭔지 모르고 글을 쓴 듯. A씨의 개인정보가 없는데, 맘충으로 몰았다고 명예훼손이 성립이 되나"라고 의문을 남겼다.
그렇다면 '맘충 취급을 받았다'고 억울해 한 A씨 부부가 B씨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을까.
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B가 우리집에 왔던 손님이 맘충이라고 했다고 치더라도 그 손님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A씨 사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사는 누구라는 정보도 없다"면서 "A씨의 주변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 해도 '내 친구다'라고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A씨가 B씨 카페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올린 것에 대해서는 "카페 욕한 것은 그 해당 카페로 특정이 되지 않나. 상호는 말 안했어도 알 수 있는 정보를 올렸기 때문에 명예훼손 또는 업무방해죄도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