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기 글랜스TV 피디
신씨는 부모님의 권유로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적성엔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보고 같이 사업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연락이 왔다. 제안을 받아들인 신씨는 제품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는 일은 물론 상품 포장, 청소 등도 가리지 않았다. 그 바쁜 틈에도 신씨가 포기할 수 없던 것이 있었다. 바로 클럽이다. 주말마다 친구들과 대구 시내 클럽을 찾은 신씨는 그곳에서 우연히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거의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클럽에 다녔는데, 하루는 클럽에서 행사를 하더라고요. 분위기가 너무 좋아 클럽 매니저에게 허락을 받고 촬영을 했어요. 며칠 있다가 편집 영상을 클럽에 보내줬더니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클럽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이번 주말에도 촬영해줄 수 없느냐고 말이죠. ”
신씨는 그날 이후 평일엔 출근하고, 주말엔 부업으로 클럽을 다니며 영상을 촬영했다. 신씨의 수입은 배로 늘어났지만 체력이 떨어지니 영상 퀄리티도 따라주지 않았다.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둔 신씨는 퇴직금으로 중고차 한 대를 구입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평일엔 여행하고, 주말엔 클럽에서 영상을 촬영했다. 말 그대로 ‘욜로’의 삶이었다.
2015년 서울로 올라온 신씨는 글랜스TV 제작 피디로 입사했다. 입사 후 1년간 신씨는 일에만 몰두했다.
“고향 친구들에게 전지현, 설현, 나인뮤지스와 작업한다고 하면 안 믿어요. ‘너 같은 촌놈이 무슨…’ 이런 반응이었죠. 입사하고 첫 프로젝트가 나인뮤지스 뷰티 미션이었는데, 8주 동안 야근을 했어요. 그런데도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재밌었죠. 스스로 확신하는 것은 이 일이 좋다는 거예요. 정규 과정을 밟지 않았어도 내가 만든 영상을 보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점이 가장 즐거운 포인트죠.(웃음)”
강홍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