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등 농산물값 폭등에 가벼운 장바구니… 식품업계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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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무·배추·양배추·파프리카도 줄줄이↑…현장 체감 가격은 더 높아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2·여)씨는 요즘 시장에서 장을 보기 겁난다.
아침 이른 출근으로 감자나 고구마를 쪄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곤 했는데, 요즘 이들 작물의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감자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나 치솟자 '국내산 감자 사용'을 앞세우던 외식·식품 업체도 바짝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 감자·무 등 농산물 '지붕 뚫고' 상승…체감 가격은 더 비싸
4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최근 가격이 오른 품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농산물은 감자다.
감자(이하 소매 가격)는 이달 2일 기준 100g당 평균 823원을 기록했다.
이는 1개월 전 641원보다는 182원이나 오른 가격으로, 한 달 만에 28%나 뛰어오른 수치다.
특히 1년 전 394원과 비교하면 한 해 사이에 2배가 넘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민현 연구원은 "봄철 감자 가격은 전년도 고랭지 감자가 출하되면서 잡아줘야 하는데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라며 "다음 달 중순은 돼야 감자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구마 역시 마찬가지다.
고구마(밤·상품)는 2일 현재 1㎏당 5천832원으로 기록돼 1개월 전 5천230원보다 602원이나 올랐다.
1년 전 4천586원보다는 1천246원이나 상승했다.
무는 같은 날 1개당 2천895원으로 집계돼 1년 전 1천984원보다 1천원 가까이 올랐다.
이 밖에도 1년 전보다 배추(포기당·상품) 485원, 양배추(포기당·상품) 363원, 파프리카(200g당·상품) 421원, 방울토마토(1㎏당·상품) 1천177원 등이 올랐다.
aT는 "고구마는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이 부진한 반면 식자재 납품은 꾸준히 이어져 오름세를 보인다"며 "무 역시 월동 무 판매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봄무가 나올 때까지 반입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또 당근은 부산·밀양 등 남부 지역의 햇당근이 공급되고는 있지만, 물량이 많지 않고, 멜론은 참외나 수박 같은 제철과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하려는 수요가 몰려 각각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생활 현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밥상 물가 인상 폭은 공식 통계치보다 훨씬 가파르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는 파프리카 2개 약 400g이 3천78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는 200g에 1천890원꼴로, aT가 집계한 2일 가격 1천499원보다 391원 비싼 것이다.
폭등 품목인 무를 고르던 한 손님은 "요즘 물가상승률이 낮아서 걱정이라면서 왜 무와 감잣값은 떨어지지 않느냐"며 직원에게 역정을 내기도 했다.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 자리한 또 다른 마트에서는 부추는 한 단에 1천980원에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6일에는 같은 양의 부추를 990원에 팔았다.
불과 1주일 만에 부추 가격이 정확히 2배 뛴 것이다.
수박은 한 통에 1만3천900원에서 1만7천900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감잣값 폭등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과 힘을 합쳐 감자를 가능한 이른 시기에 출하하도록 노력하고, 미국·호주 등지로부터 3월 말부터 1천325t을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달 말까지는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이달 2천785t을 들여오는 등 수입 물량을 확대하고, 노지 봄 감자의 조기 출하를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 '국내산' 쓴다던 외식·식품업계 "아직은 괜찮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농산물 가격에 외식·식품업계도 바짝 긴장한 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수입산이 아닌 국산 감자를 사용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상품을 내놓은 업체일수록 감잣값 '고공행진'에 민감한 모양새다.
국산 옥수수와 고구마와 감자 총 230g을 모은 '옥·고·감' 세트를 3천800원에 파는 스타벅스는 이번 사태가 얼마나 갈지 주시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매장이 국내 1천 곳이 넘어가다 보니 기본적으로 감자 물량 확보는 돼 있다"며 "이에 따라 당장 가격을 움직일 필요는 없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스타벅스에 감자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이를 실제로 생산하는 농가로부터 아직 가격 인상 요구나 협의 요청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국내산 감자를 우리 쪽에 공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했을 때는 농가들과 다시 한 번 (가격 등을) 이야기할 필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산 감자를 사용한 감자칩인 '수미칩'을 생산하는 농심은 '봄철 금(金)자 현상'은 6월 여름 감자가 출하될 때까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매년 5∼6월은 하우스 감자는 없는데 노지(露地) 감자도 나오지 않아 가격이 뛰는 시기"라며 "우리는 충남 아산 공장에 2만t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감자 저장시설을 갖추고 국산 감자를 비축하고 있어 수미칩 생산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부터는 여름 감자가 나오면 농가 상생 차원에서 시가보다 비싸게 전국에서 감자를 수매해 비축량을 채워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아침 이른 출근으로 감자나 고구마를 쪄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곤 했는데, 요즘 이들 작물의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감자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나 치솟자 '국내산 감자 사용'을 앞세우던 외식·식품 업체도 바짝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 감자·무 등 농산물 '지붕 뚫고' 상승…체감 가격은 더 비싸
4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최근 가격이 오른 품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농산물은 감자다.
감자(이하 소매 가격)는 이달 2일 기준 100g당 평균 823원을 기록했다.
이는 1개월 전 641원보다는 182원이나 오른 가격으로, 한 달 만에 28%나 뛰어오른 수치다.
특히 1년 전 394원과 비교하면 한 해 사이에 2배가 넘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민현 연구원은 "봄철 감자 가격은 전년도 고랭지 감자가 출하되면서 잡아줘야 하는데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라며 "다음 달 중순은 돼야 감자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구마 역시 마찬가지다.
고구마(밤·상품)는 2일 현재 1㎏당 5천832원으로 기록돼 1개월 전 5천230원보다 602원이나 올랐다.
1년 전 4천586원보다는 1천246원이나 상승했다.
무는 같은 날 1개당 2천895원으로 집계돼 1년 전 1천984원보다 1천원 가까이 올랐다.
이 밖에도 1년 전보다 배추(포기당·상품) 485원, 양배추(포기당·상품) 363원, 파프리카(200g당·상품) 421원, 방울토마토(1㎏당·상품) 1천177원 등이 올랐다.
aT는 "고구마는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이 부진한 반면 식자재 납품은 꾸준히 이어져 오름세를 보인다"며 "무 역시 월동 무 판매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봄무가 나올 때까지 반입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또 당근은 부산·밀양 등 남부 지역의 햇당근이 공급되고는 있지만, 물량이 많지 않고, 멜론은 참외나 수박 같은 제철과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하려는 수요가 몰려 각각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생활 현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밥상 물가 인상 폭은 공식 통계치보다 훨씬 가파르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는 파프리카 2개 약 400g이 3천78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는 200g에 1천890원꼴로, aT가 집계한 2일 가격 1천499원보다 391원 비싼 것이다.
폭등 품목인 무를 고르던 한 손님은 "요즘 물가상승률이 낮아서 걱정이라면서 왜 무와 감잣값은 떨어지지 않느냐"며 직원에게 역정을 내기도 했다.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 자리한 또 다른 마트에서는 부추는 한 단에 1천980원에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6일에는 같은 양의 부추를 990원에 팔았다.
불과 1주일 만에 부추 가격이 정확히 2배 뛴 것이다.
수박은 한 통에 1만3천900원에서 1만7천900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감잣값 폭등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과 힘을 합쳐 감자를 가능한 이른 시기에 출하하도록 노력하고, 미국·호주 등지로부터 3월 말부터 1천325t을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달 말까지는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이달 2천785t을 들여오는 등 수입 물량을 확대하고, 노지 봄 감자의 조기 출하를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 '국내산' 쓴다던 외식·식품업계 "아직은 괜찮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농산물 가격에 외식·식품업계도 바짝 긴장한 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수입산이 아닌 국산 감자를 사용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상품을 내놓은 업체일수록 감잣값 '고공행진'에 민감한 모양새다.
국산 옥수수와 고구마와 감자 총 230g을 모은 '옥·고·감' 세트를 3천800원에 파는 스타벅스는 이번 사태가 얼마나 갈지 주시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매장이 국내 1천 곳이 넘어가다 보니 기본적으로 감자 물량 확보는 돼 있다"며 "이에 따라 당장 가격을 움직일 필요는 없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스타벅스에 감자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이를 실제로 생산하는 농가로부터 아직 가격 인상 요구나 협의 요청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국내산 감자를 우리 쪽에 공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했을 때는 농가들과 다시 한 번 (가격 등을) 이야기할 필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산 감자를 사용한 감자칩인 '수미칩'을 생산하는 농심은 '봄철 금(金)자 현상'은 6월 여름 감자가 출하될 때까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매년 5∼6월은 하우스 감자는 없는데 노지(露地) 감자도 나오지 않아 가격이 뛰는 시기"라며 "우리는 충남 아산 공장에 2만t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감자 저장시설을 갖추고 국산 감자를 비축하고 있어 수미칩 생산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부터는 여름 감자가 나오면 농가 상생 차원에서 시가보다 비싸게 전국에서 감자를 수매해 비축량을 채워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